금호석화, 금호타이어 인수여력 충분한가

기사등록 2018/03/30 10:04:49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구조조정 저지 광주·전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가 2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를 열고 있다. 2018.03.24.  sdhdream@newsis.com

 금호석유화학, 자금유동성 풍부
 작년 6년만에 실적 반등 성공  
 올 영업익 4000억원이 넘을 듯
 "향후 2~3년간 실적 업사이클 진입"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30일 채권단이 자율협약 시한으로 설정한 금호타이어 '운명의 날'이 도래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막판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밖에 없지만 노조는 해외매각은 절대 불가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타이어뱅크 등 제3 국내기업 인수설과 미국 투자업체 투자 제안 등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현실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다. 산업은행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호석화가 뛰어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조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노조도 정상화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금호석화는 사실 금호타이어 인수전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다. 지난해에도 국내 기업 중 한 곳이 산업은행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물망에 올랐다.

 우선 박찬구 회장이 선대 사업을 되찾아 책임경영을 한다는 명분이 있다. 박 회장은 고 박인천 창업주의 사남이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타이어의 주재료인 합성고무를 금호타이어에 공급하는 최대 공급처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두 회사가 만나 일으킬 수 있는 시너지가 크다는 것이다.

 관건은 자금력인데 금호석화는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금호석화는 '어닝 서프라이즈' 급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성고무 시황이 안 좋았던 탓에 침체기를 겪었지만 최근 시황 개선과 페놀유도체 사업의 호황에 힘입어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5조647억원, 영업이익 2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6%, 62.6% 늘어났다. 6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매출액 1조 2123억원, 영업이익 9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9%, 3363%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조현렬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는 합성고무·에너지·페놀유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주요 사업부의 수익성이 전부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유사한 이익을 낼 것이라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의 윤재성 연구원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호석화는 향후 2~3년간 실적이 업사이클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은 4097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개선되고 최근 7년 중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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