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석화, 금호타이어 인수 알아서 잘 할 것"
금호석화, 현금성자산 3000억원 이상 보유…참전 가능성↑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금호타이어 사태가 노조와 채권단의 갈등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막판 구세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타이어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인수전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박삼구 회장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인수전에 참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30일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에 따라 상황은 180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 사태에 새로운 변수가 될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해외 매각 동의'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약정서 체결'을 맺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될 경우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나온 이 회사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예정대로 이날 오전 6시30분께부터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노사 양측의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자율 협상 마지막 날도 노사가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다음달 2일 금호타이어 임시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께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나선 기업들도 채권단은 배제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타이어뱅크를 비롯해 일부 회사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할 뜻을 밝혔지만 금호타이어를 정상화 시킬 수 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재고할 가치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희망의 끈이라고 볼 수 있는 변수는 존재한다.
형제 회사로 분류할 수 있는 금호석유화학이다. 자금력도 풍부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직후부터 유력 인수 회사로 거론됐던 기업이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동생이 형이 소유하고 있던 회사를 재건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이와함께 '금호'라는 상표권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금호타이어가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가는 데 중요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5조647억원, 영업이익 2626억원을 올렸다.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무구조를 살펴봐도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할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걸림돌로 여겨졌던 박삼구 회장의 불편한 의중도 말끔하게 해소된 분위기다.
박 회장은 30일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금호석유화학의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전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금호석유화학이 어느 시점에 금호타이어 참전을 공식화할 지, 금호석유화학이 인수를 밝힐 경우 채권단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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