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동구타서 유유히 드라이브…한쪽에선 민간인 살상

기사등록 2018/03/20 14:58:44
【동구타=AP/뉴시스】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동구타의 한 지역에서 자동차를 몰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대통령실 제공. 2018.3.2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동구타의 한 지역에서 유유히 드라이브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동구타 한쪽에선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끝없이 죽어 나가고 있다.

 AP통신, 러시아투데이(RT) 등에 따르면 시리아 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아사드 대통령이 동구타에서 새로 탈환한 지역을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온라인상에 공개했다.

 검은색 선글래스를 낀 아사드는 직접 운전석에 앉아 차량을 운전했다. 창문 밖으로는 가로수와 건물들이 보인다.

 아사드 대통령은 운전을 하면서 "이 곳은 알 나샤비야다. 시리아군이 3주 전 동구타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해방시킨 도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도시는 심각하게 요새화 돼 있었다"며 "이 곳을 해방시키는 데 수일이 소요됐지만 테러리스트 격퇴는 대단했다. 알 나샤비야의 해방은 구타 나머지 지역의 해방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들이 학교를 청소하기 시작했음을 볼 수 있다"며 "이들은 선생님이 아닌데 그렇게 하고 있다. 대중 의식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투데이는 아사드 대통령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출발해 동구타 내 정부군과 주민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영상을 촬영했다며, 그가 이 지역을 방문한 건 수년 만이라고 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앞서 아사드 대통령이 동구타에서 정부군 군인들을 만나 격려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아사드 대통령이 동구타 전선에서 시리아군의 영웅들과 함께 했다"고 밝혔다.
【구타 ( 시리아) = AP/뉴시스】 22일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과 포격으로 폐허가 된 동구타 지역에서 한 남성이 건물 사이로 달려가고 있다. 2018.2.23   
시리아 정부군은 올해 2월 중순부터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 탈환을 위해 이 곳에서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부군은 동구타 80%를 통제 중이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지역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동구타 한쪽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19일에도 정부군이 동구타 두마, 하레스타, 아르빈, 아인테르마 등의 지역에 공습을 가해 민간인 19명이 사망했다고 민간 구호단체 시리아민방위대가 밝혔다고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정부군이 '테러 세력'(반군을 지칭) 격퇴를 이유로 동구타에 무차별적 공습을 퍼붓고 반군도 대항에 나서면서 한 달여 만에 동구타에서 민간인 130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넘게 다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전역의 '30일 휴전' 결의안을 지난달 24일 채택했지만 휴전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군이 '인도적 통로'를 설치하면서 그나마 민간인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
【동구타=AP/뉴시스】15일(현지시간) 시리아 동구타에서 민간인들이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를 피해 탈출하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국영 SANA통신 제공. 2018.3.16.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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