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펠드스타인 "美자산가격, 거품 위험…1~2년간 불황올 것"

기사등록 2018/03/20 11:04:04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미국과 세계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미국 레이건 대통령 집권 당시 수석경제고문이자 경제자문위 의장이었던 펠드스타인 교수는 현재 미국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8.03.20. kkssmm99@newsis.com

"주식·상업용부동산 등 가격 상당히 높아…초저금리 영향"
"연준, 금리인상 3년 전에 했어야…올해 3~4차례 인상 전망"
"美재정적자, 금리상승 압력…자산가치 10조달러 하락할 것"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20일 미국의 자산시장에 '거품 위험'을 경고했다. 앞으로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1~2년간 단기 불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미국의 경제상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황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취약하다"며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과거 레이건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오바마 정부에서는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낸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다.

그는 "주식 가격이나 채권 가격,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보면 과거 추세보다 상당히 높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저금리를 이어온 영향"이라며 그 원인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최근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했지만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지나치게 낮다"며 "자산가격에 거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 장기금리가 오르게 되면 주식 등 위험 자산에서의 유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미국의 재정적자 상황이 금리상승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떨어져 금리상승 압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수년간 35% 선을 유지하다가 최근 75%로 두배 가량 상승했다"며 "세제 개편으로 정부의 지출이 증가하면서 2020년 GDP 대비 10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과대평가된 자산에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날 것"이라며 "주식투자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보다 70%를 상회할 만큼 과대평가된 자산가격이 정상화되면 가계자산 가치는 지금보다 10조달러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자산가치 하락은 결국 소비 축소로 이어지고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쳐 향후 1~2년간 단기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가 후퇴하는 상황이 와도 연준은 더이상 금리인하 도구를 활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고, 감세 정책을 길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기 호황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선 "연내 3~4차례 인상할 것으로 본다"며 "깜짝 뉴스로 0.25%p가 아니라 0.35%p씩 3차례를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적기를 놓쳐 자산 거품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단기금리를 좀 더 올렸어야 하는데 3년 전이 적기였다"며 "만약 미리 금리를 올렸더라면 주식이나 채권가격이 지금처럼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은 중국을 겨냥한 무역 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무역이슈들은 한국은 제외되고 중국에 집중되는 관세정책이 될 것 같다"며 "중국으로의 (미국 기업의)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관세 정책이 교섭에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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