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장관은 이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진퇴 여부와 관련해선 "재무상으로서 (먼저)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며 "왜 이런 사태에 이르렀는지 진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앞서 "정부로서 이런 사태가 생긴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진행 중인 수사에 전면 협력하겠다"고 말하며 모리토모 사학스캔들이 다시 불거진데 대해 사죄했다.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는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에 관한 질문만 쏟아져 일본내 핫이슈임을 실감케했다.
한편 아소 재무상은 이날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과 관련된 문서 조작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재무성 일부 직원이 관여했다"며 "(재무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사임설은 일축했다.
이날 오전 재무성은 모리토모 학원과 관련된 결제 문서 14건을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긴키(近畿) 재무국과 모리토모 학원이 사전에 가격 협상을 벌인 기술이 삭제됐으며, 모리토모 학원 측이 아키에 여사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소 재무상은 이와 관련해 "재무성 이재국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조작 최종 책임자는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이라고 책임 소지에서 한발 빼는 자세를 취했다. 지난 7일 재무국 직원이 자살하자 사가와 장관은 사임을 표명했다.
아소 재무상은 문서 조작 배경과 관련해선 "사가와 전 장관 답변과 결제 문서가 어긋난 부분이 있었다"며 "사가와 전 장관이 국회 답변과 맞추기 위해 문서를 조작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아소 재무상은 정치가에 대한 손타쿠(忖度·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알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지난 2016년 6월 재무성으로부터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할 오사카(大阪) 국유지를 감정가보다 약 8억엔(약 80억원) 저렴한 1억 3400만엔가량에 사들였는데, 지난해 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취임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일명 '아키에 스캔들로' 지칭되면서 일본 정계를 뒤흔들었고, 아베 총리의 퇴진론까지 불거졌다.
이 사학스캔들로 60%대였던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해 7월 20%대까지 추락했다. 결국 지난해 9월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는 승부수를 던진 아베 총리는 야당이 분열되고 북풍몰이도 성공하면서 이 위기는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아사히신문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과 관련된 문서를 재무성이 조작해 국회에 제출했다며 의혹을 제기해 사학스캔들이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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