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위험성을 알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폼페이오 국장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쇼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제기한 배경으로 북한의 경제난을 꼽았다. 미국 주도의 대북 경제 제재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국장은 “과거 북한이 지금처럼 경제적 위험 상황에 처한 적이 없었다. 북한 지도자는 그만큼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열린 하원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북한이 평화를 원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비핵화의 진전이 없을 경우 즉각 회담을 그만 둘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북미정상회담 자리를) 빨리 떠날지도 모른다. 혹은 둘이 앉아서 세계를 위한 위대한 협약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특히 북한 같은 나라를 돕기 위해 핵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협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협상은 매우 좋은 것이다. 협상을 마무리하면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한) 시간과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만일 북미회담의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북미 관계는 이전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역대 어떤 미국대통령도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대북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뜻을 전하자 즉석에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미회담의 목적은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그는 또한 북미회담이 열리기 전 핵무기 혹은 미사일 실험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공화, 콜로라도)은 11일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미정상회담 전에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입증할 수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를 촉구했다.
북한은 1985년에 NPT에 가입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 특별사찰에 반발해 1993년 3월 탈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해 6월 미국과의 고위급회담에 따라 탈퇴를 보류했으나 2003년 1월 다시 NPT 탈퇴를 선언했다.
제프 플레이크(공화, 애리조나) 상원의원은 NBC뉴스에 출연해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내 북한 전문가의 부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워런 의원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하는 걸 보고 싶다. 그의 성공은 곧 미국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세계가 더 안전해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할 것으로 본다.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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