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시각' 배분에 항공사 참여 못한다…국토부가 직접 관여

기사등록 2018/03/12 11:00:00
【인천공항=뉴시스】 임태훈 기자 = 18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서 첫 출발 대한항공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2018.01.18. photo@newsis.com
운수권 배분 기준에 '공정한 시장구조 확립 기여도' 신설
2008년 완화된 항공사 면허기준 강화…"자본금 300억원 이상"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앞으로 슬롯배분에 민간 항공사들이 빠지고 정부가 관여하게 된다.

슬롯은 특정 항공편이 운항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시간대를 뜻한다. 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 등 운항편이 많은 공항은 취항이전 슬롯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 주요 국제공항마다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인천·제주·김해공항 등 상당수 공항에서 슬롯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쟁심화 등 시장여건 변화에 맞게 진입 기준 등을 현실화하는 한편, 경쟁 환경을 공정하게 개선해 항공 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개정안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7월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슬롯 배분 주체를 기존 서울지방항공청과 공항공사·항공사 일부 파견조직에서 국토부와 공항공사로 변경한다. 배분 업무에서 항공사를 배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가 서울지방항공청에 슬롯 배분 업무를 위탁을 하고, 관리·감독만 하던 것을 앞으로는 직접 배분에 관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운수권 배분 평가기준에 공정한 시장구조 확립 기여도를 신설한다.

항공사 간 불공정하게 슬롯을 교환하거나, 단독 운항 노선에서 과다하게 운임을 설정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한 경우 불이익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저비용항공사 진입 촉진을 위해 완화된 면허 기준을 강화한다.

항공사업법령상 현행 면허요건은 자본금 150억원, 항공기 3대, 재무능력, 안전, 이용자편의, 사업자간 과당경쟁 우려가 없을 것, 결격사유(외국인 지배금지 등) 배제 등이다.

등록 자본금은 150억원에서 300억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신규 항공사가 진입해도 조기 부실화가 우려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통상 항공사 신규 설립시 면허획득, 운항증명(AOC), 운항착수 등 초기단계에서만 300억원 이상이 소진된다.

항공기 요건은 3대에서 5대 이상으로 확대된다. 항공기 수가 증가할수록 기재운용 효율화 등 비용절감, 운항 정시성 확보, 네트워크 구축 등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경쟁력 있는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업체간 조종사 영입경쟁, 승무원 과로 등 항공인력 관리 관련 사회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력확보계획 적정성을 면허 기준으로 명문화하고 보다 면밀한 검토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항공사 관리도 강화한다.

부실 항공사는 실제 퇴출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 안전투자 소홀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안전사고 가능성 등을 최소화한다. 서비스 품질 제고 등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는 2분의 1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돼야 재무구조 개선명령이 가능하다. 그러나 발동 시기를 2년 단축해 실효성을 강화한다. 개선명령을 받은 후에도 2분의 1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되면 면허 취소가 가능하며, 추후 면허취소 시기 단축도 검토할 예정이다.

운수권 배분 평가기준에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를 반영해 정시운항 유도, 소비자 보호조치 강화 등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유도한다. 또한 국가간 교류협력 및 사회적 기여, 사회적 책임이행 노력 등이 우수한 항공사는 운수권 배분 평가시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한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다음달 24일까지 우편, 팩스 또는 국토부 누리집(http://www.molit.go.kr) '정보마당/법령정보/입법예고'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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