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7일 요미우리신문 및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일본 참의원은 전날 예산위원회 이사회에서 재무성이 모리토모 학원 관련 문서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무성 측은 "현재 오사카(大阪) 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 해당 문서를 확인할 수 없다"며 설명을 회피, 여야당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이란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에 지난 2016년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할 국유지를 감정가의 10분의 1 수준으로 사들이는데 직간접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모리토모를 비롯한 일련의 사학 스캔들이 불거져 내각 지지율이 20%대까지 급락하며 정권 퇴진론까지 불거진 바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과의 계약 시 작성한 문서를 수정(조작)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6일 참의원 예산위 이사회는 재무성 측에 해당 문서를 제출하고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무성 측은 "오사카 지검에서 수사 중으로, 문서를 확인할 수 없다"라며 설명을 거부했다.
현재 오사카 지검 특수부는 재무성에 대해 배임 및 증거인멸, 공용문서 손괴 등의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지만, 문서 조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재무성은 수사를 핑계로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야당은 크게 반발해 입헌민주당, 희망의당 등 6개 야당은 문제의 문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재무성에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본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요구 시 정부는 원칙적으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재무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요청한 자료를 재무성이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도 "(재무성의 문서 조작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여당 내부에서도 재무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문서가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아베 총리가 재무성에 직접 지시하지 않았어도 관리들이 촌탁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장기 집권은 좋지 않다는 의식이 확산된다. 정권에 타격이다"라며 우려했다.
요미우리도 사학스캔들 의혹이 장기화하면 아베 내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부·여당 내에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재무성이 문서조작 의혹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정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야당의 추궁이 더 이어지면 내각 지지율이 다시 급락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선 3연임 및 개헌 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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