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수석특사 자격으로 지난 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특사 방북 결과 언론발표문을 통해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또한 비핵화 문제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으며, 대화가 지속되면 핵·탄도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정 실장은 밝혔다. 더불어 모든 무기를 '남측'에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점도 '확약'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지난 2016년 1월 4차 핵실험부터 지난해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까지 모두 3차례의 핵실험과 수십 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제재 수위를 높여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3월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계기로 핵 무력 고도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적은 분야에까지 '포괄적'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에 연간 50만 배럴(약 6만여t) 이상의 정유가 유입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북한이 연간 들여오는 정유의 90%가량 감축한 양이다. 더불어 연간 원유 공급 상한선을 '400만 배럴(약 50만t)으로 명문화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채택한 이래 2397호까지 모두 10차례의 대북제재를 채택하면서 원유 공급 상한선까지 명문화하면서 '빈틈'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여기에다가 미국은 대북 독자 금융제재 등을 통해 북한의 돈줄을 조였다.
북한이 핵 무력을 고도화할수록 국제사회의 이를 위협의 증대로 인식하고 이에 맞춰 제재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ICBM을 개발하며 '미국 본토 타격'을 언급하며 호전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군사적 옵션'까지 언급하며 맞불을 놨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대화'를 전제로 제재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핵'과 '전략도발'의 중단을 언급한 것은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통한 제재국면을 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 또한 북한의 이러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게 최대한 중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실장은 곧 미국을 방문해 북한 측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미국과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명분은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제재를 완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대외적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수월해지고,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미국 입장에서도 대북제재 여론을 강화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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