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은 모태범에게 더욱 각별하다. 슬럼프를 극복한 뒤 오르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은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밴쿠버 대회 당시 기분좋은 '대형사고'를 친 대표팀 막내였던 모태범은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500m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고, 1000m에서는 12위에 머물렀다.
소치 대회 이후 모태범은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 마음을 잡지 못한 채 훈련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85㎏이던 체중이 7개월 만에 107㎏으로 불어났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모태범은 체중을 87㎏까지 줄이고 이번 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 막내가 아닌 맏형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모태범은 대한체육회를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모태범은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평창 대회 남자 500m에 모태범과 함께 참가하는 김준호(23·한국체대)는 존경하는 인물로 모태범을 꼽는다.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모태범과 같은 방을 쓴 김준호는 "당시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레이스 전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는지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해줬다"며 "덕분에 실력이 많이 늘었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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