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모태범이 다시 달린다, 심기일전 한판승부 예고

기사등록 2018/02/19 11:29:15
【강릉=뉴시스】 김희준 기자 = 모태범(29·대한항공)이 세 번째 올림픽에서 재기를 노린다. 19일 오후 8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다.

 안방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은 모태범에게 더욱 각별하다. 슬럼프를 극복한 뒤 오르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은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밴쿠버 대회 당시 기분좋은 '대형사고'를 친 대표팀 막내였던 모태범은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500m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고, 1000m에서는 12위에 머물렀다.

 소치 대회 이후 모태범은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다. 마음을 잡지 못한 채 훈련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85㎏이던 체중이 7개월 만에 107㎏으로 불어났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모태범은 체중을 87㎏까지 줄이고 이번 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 막내가 아닌 맏형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모태범은 대한체육회를 통해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장한 내 자신과 마주했을 때다. 모든 순간을 거치고 난 뒤 변화한 내 모습을 볼 때 특히 감회가 새롭다"는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한계와 싸울 때다. 그럴 때는 끈질기게 부딪치고 도전하는 것을 무한 반복하며 극복한다"고 강조했다.

 모태범은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평창 대회 남자 500m에 모태범과 함께 참가하는 김준호(23·한국체대)는 존경하는 인물로 모태범을 꼽는다.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모태범과 같은 방을 쓴 김준호는 "당시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레이스 전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는지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해줬다"며 "덕분에 실력이 많이 늘었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