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17명의 생명을 앗아간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져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또다시 호소했다.
CNN,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무력하지 않다(powerless)"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첫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 전에 이뤄졌어야 하고, 대다수 미국인들이 원하는 상식적인 총기 안전법을 포함해 아이들을 충분히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솔직히 말하게 될 때까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의회는 이런 폭력으로부터 보다 많은 가정을 지키고 행동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8년동안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등 여러차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미국의 총기 문화를 비판하고, 의회와 국민들에게 총기 규제법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의회의 반대로 총기규제법을 통과시키는데 실패했고, 결국 2016년 총기 판매업자들에 대한 등록과 총기 구입자들의 신원조회를 대폭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도입했으나 이 명령은 그의 퇴임과 함께 폐기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해 애도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트위터에는 "플로리다 총격범(니컬러스 크루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많은 징후들이 있었고, 나쁘고 기괴한 행동으로 퇴학당하기까지 했다"며 개인 문제로 치부했다. 그러면서 "그가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웃들과 급우들은 알고 있었다. 이런 경우들은 항상 당국에 여러번 보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범인 개인의 문제와 주변 사람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이번 사건의 책임을 돌린 셈이다. 총기 규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편 공영방송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총격범의 정신문제를 지적했지만, 최근 발표한 2019회계연도 예산안에서는 '약물 남용 및 정신 건강청(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Administration)'의 예산을 6억6500만달러나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국립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2019회계연도 예산이 전년보다 5억 달러나 줄어들어 약 30% 삭감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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