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법무장관은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집행할 수 없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닷새 전 대법원은 모하메드 나쉬드 전 대통령 등 야당지도자들에 대한 이전의 유죄 판결이 정치적으로 오염된 것이라며 이를 무효하고 다시 재판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야당 지지 시위대가 1일, 2일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석방 대상자에 속해있으나 현재 영국에 망명 중인 나쉬드 전 대통령도 대법원 명령이행을 촉구했으나 현 야민 압둘 가욤 대통령 측은 이를 실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대법원 발표 직후부터 분명히 했다. 석방에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경찰 고위층을 해임한 데 이어 검찰총장이 4일 나서 "대법원이 가욤 대통령을 체포할 계획을 짰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한 명도 석방되지 않은 가운데 5일 법무장관이 가욤 대통령 측의 대법원 무시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인구가 40민이 채 되지 않은 인도양의 군도 소국인 몰디브는 고급 휴양지 섬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나 국내적으로 인도양 주변 국가들에서 보기 어려운 '민주화'의 어려운 발길을 걸어온 나라다. 가욤 현 대통령 가문이 30년 넘게 정권을 독차지해오다 모하메드 나쉬드라는 인권 변호사를 만나 정권을 내주게 됐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나쉬드는 몰디브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당선됐는데 그때 패한 대통령이 현 대통령의 이복형인 마문 가욤이다. 그러나 나쉬드 정부는 기득권 세력 때문에 오래갈 수 없었다. 2012년 판사들을 함부로 해임했다는 이유로 군경이 대통령을 체포했다.
나쉬드 전 대통령은 영국과 인도의 도움으로 2016년 신병 치료를 이유로 영국으로 갈 수 있었고 거기서 망명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현 정부에게 대법원의 명령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작은 섬나라 몰디브의 대법원과 야당 지지 세력이 가욤 대통령 정부 및 기득권층의 초사법적 '힘'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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