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입구, 중앙초등학교 담벼락 인근 88m 구간에는 조각상 18점이 세워져 있다.
이 조각상은 지난 2001년 동구청이 4억원을 들여 '조각의 거리' 사업 일환으로 작가들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애초 옛 전남도청 앞부터 금남로 공원까지 양쪽 인도에 설치했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고 보행로 확장 사업이 추진되면서 광주시가 지난 2016년 4월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하지만 이설 이후 조각상들은 예술작품이 아닌, 도시 미관을 해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실제 조각상 18점은 1~4m 간격을 두고 변압기, 벤치 등과 질서 없이 놓여있으며 온갖 쓰레기 더미로 덮여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워져 있는 불법주정차 차량은 조각상의 존재마저 지워버리고 있다.
공방을 운영하는 우영희(62·여)씨는 "관리 없이 방치돼 거리미관을 해친다"며 "밤에는 조명조차 없이 서 있는 조각상을 보고 무섭다는 시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통의상점 주인 신진아(51·여)씨는 "갓길에 세운 차량이 조각상을 가린다. 불법주정차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조각상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가 아무런 관리계획 없이 마구잡이로 조각상을 옮겨놓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동구 관계자도 "잠정 이설이기 때문에 작품대 방향, 작품간 간격, 작품 위치 등은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각상 7점을 예술의 거리 곳곳으로 나눠 설치하는 방안을 상인회 측이 제시했지만 이설 예상 지역의 일부 건물주들이 반대하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다.
동구청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바닥 조명 등을 설치해 예술의 거리 내 조각상들의 분위기를 되살리고, 거닐 기 좋은 밤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예산 문제로 무산됐다. 언제 옮겨질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대한 투자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라는 암초도 있다.
동구 관계자는 "일단 조각상 간 거리가 비좁아 포토존으로서의 기능도 어려워 장소가 어디가 됐든 이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주민간담회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가 돼야 이설 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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