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에 자사칩 사용 강요하다 EU서 1조원대 과징금

기사등록 2018/01/25 09:30:0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의 반도체·통신장비 제조사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 자사 칩을 사용하도록 하다 유럽연합(EU)에서 1조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이날 퀄컴에 대해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9억9700만 유로(약 1조13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는 퀄컴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애플에 자사의 통신용 베이스밴드 칩셋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했다고 밝혔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퀄컴은 핵심 고객인 애플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했지만 이는 단지 가격 인하가 아니었다"며 "애플이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퀄컴의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는 조건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경쟁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내놓아도 시장에서 퀄컴에 효과적으로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EU가 부과한 과징금은 지난해 퀄컴 연매출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애플은 현재 퀄컴의 배타적인 계약 조건과 과도한 로열티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퀄컴 이번 EU의 결정에 대해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유럽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돈 로젠버그 퀄컴 법률고문은 "우리가 애플에 비용을 지불한 것은 EU 경쟁규칙을 위반하지 않았거나 소비자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