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출마 의사 밝힌 아난 전 합참의장 군부에 끌려가

기사등록 2018/01/23 21:50:44
【파리=AP/뉴시스】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오는 3월 26~28일 실시된다. 사진은 연임이 확실시되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17년 10월 24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군의 환영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2018.1.9.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이집트에서 출마가 유력시되던 사미 아난 전 합참의장이 23일 오후 군부에 의해 체포됐다고 AP 통신이 아난의 고위 보좌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날 이집트 군부는 아난 전 의장이 출마할 것으로 보도되자 문서 위조 및 육군 규정 위반 등의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아난이 대중과 군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 압델-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당선될 것으로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아난의 출마 의지는 군과 정부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난은 2011년 3월 아랍의 봄 민중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 독재 권좌에서 쫓겨난 후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 정치에 대한 열망이 높이 타오를 때 합참의장이었다. 물론 무바라크가 임명한 자리이다. 아난은 당시 야전군 원수에 이어 국방장관이 된 모하마드 탄타위 장군과 함께 군부의 핵심이었다.

민중 봉기 후 탄타위 원수 등 이집트 군부는 연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나와 민주화를 외치는 시위대들을 해산시키고 진압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결국 민중과 80년 동안 불법단체였던 무슬림 형제단에 밀려 하원 선거와 최초의 대통령선거를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사미 아난 합참의장은 이집트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 된 무슬림 형제단 소속의 모하메드 모르시 대통령에 의해 2012년 탄타위 국방장관과 함께 해임됐다.

모르시 대통령은 탄타위 뒤를 이어 국방장관이 된 압델-파타 엘시시 대장의 쿠데타에 의해 2013년 7월 축출됐으며 엘시시는 2014년 대선에서 압승했다.

아난 전 의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자 무슬림 형제단의 망명 지도자 유세프 나다는 전날 22일 페이스북에 공개 서한 형식으로 조건부 아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여러 죄목으로 종신형이 언도된 모르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조건으로 아난의 대통령선거 출마를 지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서한이 군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무슬림 형제단은 엘시시 대통령 밑에서 2000명 이상이 죽임을 당한 뒤 현재 다시 불법 조직으로 낙인 찍혀 있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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