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골' 덕현지구에 또 물난리…주민 "의도적 소행"

기사등록 2018/01/15 19:04:15
【안양=뉴시스】 장태영 기자 = 15일 빈집의 누수조치가 마무리돤 경기 안양시 덕현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누수로 계단이 빙판으로 변했다. 2018.01.15. jty1414@newsis.com

【안양=뉴시스】 장태영 기자 = 경기 안양 덕현재개발지구에서 또 누수 피해가 났다.

 빈집 계량기가 동파하면서 거주 가구 30여 곳이 '얼음집'으로 변할 정도로 피해가 컸던 이곳에 또 다시 누수 피해가 나자 상당수 거주 주민은 "누군가 의도적인 소행"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15일 덕현지구의 예성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2층짜리 이 아파트 3·4 라인의 빈집인 603호 계량기함에서 물이 샜다.

 누수는 조합이 이사한 가구의 계량기를 뗀 뒤 배관을 제대로 막지 않아 발생했다.

 계량기함 배관에서 흘러나온 물은 6층에서 1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적셨고, 추위 탓에 모두 얼음으로 변했다.

 이 아파트 라인에는 전체 22가구 가운데 모두 떠나고 4가구가 남아 있다. 603호 옆집 A(65·여)씨는 빙판으로 변한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져 허리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다른 가구 주민도 부상을 우려해 이틀째 계단과 1층 현관을 이용하지 않고, 지하 1층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를 통해 출입하고 있다.

【안양=뉴시스】 장태영 기자 = 15일 빈집의 누수조치가 마무리돤 경기 안양시 덕현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누수가 발생한 계량기함에 물이 고여있다. 2018.01.15. jty1414@newsis.com

 조합은 지난달 말부터 이 아파트 라인별로 빈집의 수도계량기를 떼고 배관은 별도 장비로 막아 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누수가 발생한 3·4라인은 2층(계량기 1개)과 7층(1개), 12층(2개)만 계량기함 배관이 막혀 있었다. 다른 층은 계량기만 해체돼 있고 배관은 아무런 마감이 없었다.

 이 라인에는 6층, 7층, 9층, 10층에 각 한 가구씩 남아 있는 상태다.

 또 전체 22가구씩 살다가 6가구가 남은 5·6라인은 계량기 2개, 2가구가 남은 7·8라인은 11개만 배관에 물이 새지 않게 마감 설비가 돼 있었다. 
 
【안양=뉴시스】 장태영 기자 = 15일 빈집의 누수조치가 마무리돤 경기 안양시 덕현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 중 모든 입주세대가 이주한 한 라인의 빈집 계량기함에는 누수캡이 설치되 있다. .2018.01.15. jty1414@newsis.com

 공교롭게도 입주 가구가 모두 떠난 1·2라인과 9·10라인 30가구의 계량기함 배관은 물이 새지 않게 별도 장비로 제대로 막혀 있었다. 

 3·4라인 주민 B씨는 "조합이 빈집 계량기를 떼고 급수를 막았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계량기함에 있는 밸브를 열어 물이 샜다"면서 "사람이 살고 있는 곳만 누수가 발생, 누군가의 의도적인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동파방지를 위해 아파트 내 빈집의 계량기를 철거하고 별도 장비(누수캡)로 배관을 막았다"면서 "빈집 계량기 철거를 하면서 실수로 누수캡을 빼놓은 것 같다. 즉시 조처할 것"이라고 했다.
 
 
 jty141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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