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폭설로 승객 3천명 ‘모포 덮고 노숙’

기사등록 2018/01/12 01:59:24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지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12일 제주국제공항 3층 대합실에 체류객들이 매트리스 위에서 모포를 덮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약 4000여명이 체류객들이 머물고 있다. 2018.01.11.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지난 11일 악천후로 수차례 활주로가 폐쇄됨에 따라 제주국제공항 내 야간 체류 승객 3000여명이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게 됐다.

 12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공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결항 237편(출발 114편·도착 123편), 지연 163편(출발 95편·도착 68편), 회항 18편(출발 7편·도착 11편) 등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공항,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등은 야간 체류 승객을 대상으로 모포, 매트 등을 제공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지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12일 제주국제공항 체류객들이 스마트폰 무료충전소 앞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한국공항공사 추산 3000여명의 체류객에 공항 내에 머물렀다. 2018.01.11.woo1223@newsis.com

 공항 출국장 3층은 물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과 모포와 매트가 담긴 상자를 받은 사람들이 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승객들은 예상치 못한 ‘노숙’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듯 기자가 취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저리 가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30개월된 손자를 재우던 김모(56·여·인천)씨는 “날씨가 궂어 가족들과 숙소에서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온 데다 기약 없이 항공사 문자만 기다리고 있으니 가만히 앉아있어도 몸이 아프다”며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온 이모(44·여·경남 진주)씨는 “오전 8시20분 비행기였는데 항공사에서 오늘은 좌석이 없으니 아예 예약취소를 하고 내일 오전 비행기로 바꾸라고 하더라”며 “아침에 다시 빙판길로 오는 게 위험할 것 같아서 오늘 하루는 아예 자는 걸 포기하고 여기로 왔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 지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11일 제주국제공항에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활주로 2차 폐쇄가 진행된 가운데 제설차가 눈을 치우고 있다. 2018.01.11.woo1223@newsis.com


 한편 공항 측은 이날 야간 체류 승객 규모를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제주공항은 지난 10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활주로에 쌓여 결빙되자 제설 작업을 하기 위해 11일 오전 8시33분부터 오전 11시50분까지,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오후 10시55분께부터 12일 0시30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활주로를 임시 폐쇄했다.

 12일 첫 운항 항공기는 오전 6시에 출발하는 김포공항행 진에어 LJ401편이다.

 susi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