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7월에는 청주와 보은, 괴산에 물 폭탄이 쏟아져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시작한 2017년은 ‘반기문 대망론’이 급부상했다가 사그라졌다.
이승훈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낙마했고, 권석창 국회의원, 나용찬 괴산군수 등은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의 재판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조류 인플루엔자(AI)와 지난 2월 보은에서 발생한 구제역 광풍도 충북을 휩쓸고 지나갔다.
저물어가는 2017년을 되볼아 본다.
◇제천 큰 불·청주 수해로 인명피해 잇따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노블 휘트니스 스파에서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께 화재가 발생해 무려 68명(사망 29명, 부상 3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불은 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9층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특히 1층에서 시작된 화재의 유독성 가스가 계단을 타고 폐쇄구조의 2층 여성 사우나로 집중되면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7월에는 청주와 괴산, 증평, 보은, 진천지역에 폭우가 내려 7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도 600억원에 육박했다.
◇이승훈 청주시장 낙마, 권석창 의원·나용찬 괴산군수 등 정치인 유죄 판결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정치자금법의 족쇄를 풀지 못하고 낙마하는 등 정치인의 수난도 이어졌다.
이 시장은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되면서 임기를 7개월여 앞두고 시장직에서 하차했다.
출판기념회 초청장에 본인의 업적과 포부 등 선거운동 성격의 내용을 담아 주민 4900여 명에게 보내는 등의 혐의로 직위 상실 위기에 몰렸던 정상혁 보은군수는 대법원에서 벌금 90만 원형이 확정돼 생환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나용찬 괴산군수는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상실 위기에 놓여 있다.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권석창 국회의원은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자체 경제 성과
2014년 7월 출항한 민선 6기 충북도의 투자유치 규모가 3년 6개월 만에 투자유치 40조원을 돌파해 '2020년 충북경제 4% 달성'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8월 애초 목표 30조원을 돌파한 뒤 1년 4개월 만에 40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국내 2767개 기업에서 38조2576억원을, 35개 외국 기업에서 1조9646억원을 투자유치 했다.
이 같은 투자유치 성과는 4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2조8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23만4000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충북연구원은 이 같은 투자유치 성과를 근거로 2018년 충북 경제성장률을 6.27%로 예측했다.
전국 평균 2.89%를 3.38%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2014년 이후 본격화된 투자유치가 건설 단계를 지나 생산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충북연구원은 밝혔다.
충북연구원은 충북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올해 56조5500억원에서 내년에 60조9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대비 경제 비중은 3.65%에서 3.7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행사 잘 치렀다
충주를 중심으로 충북에서 10월 20일부터 열린 98회 전국체육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2004년 이후 13년 만에 충북에서 열린 이번 전국체전은 전체 46개 종목(시범종목 택견)에 2만6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출전해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5만811점을 얻은 충북은 서울(4만9730점)을 따돌리고 사상 처음 경기도(6만2578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번 전국체전은 대한민국 체육을 세계 속의 체육으로, 국민 대화합의 축제로 한 단계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마다 전국체전이 끝나고 쌀쌀한 날씨와 무관심 속에서 치러지던 역대 대회와 달리 체전 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전에 앞서 열려 호응을 이끌었다.
대회 기간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면서 신기록이 속출하는 등 전국장애인체전이 전국체전에 앞서 열리는 이점이 이번 대회에서 입증됐다.
◇AI·구제역 광풍에 축산 농가 초토화
지난해 11월 음성군 맹동면 오리농장에서 첫 AI가 발생한 후 음성, 진천, 청주, 괴산, 충주, 옥천 지역 가금류 농장 108곳 에서 392만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닭이 222만여 마리로 가장 많고 오리 77만여 마리, 메추리 93만여 마리를 각각 살처분해 매몰했다.
이 여파로 충북도와 도내 시·군이 지출한 방역 비용만 300억원이 넘어섰다.
지난 2월에는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후 계속 확산해 모두 14농가의 소 986마리를 살처분해 매몰했다.
구제역 확산으로 보은군 마로·탄부지역 3㎞ 방역대 내 축산 기반이 초토화됐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 3㎞ 방역대는 보은군 전체 소 3만2208마리의 11.4%를 사육하는 축산 밀집지역이지만, 이 지역에서 사육하는 소 3678마리의 26.5%가 살처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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