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대주교 "한반도 평화는 세계평화를 위한 징검다리"

기사등록 2017/12/21 11:49:14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천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가 21일 오전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에서 성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17.12.21. guggy@newsis.com
【광주=뉴시스】 배동민 기자 = 천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는 21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세계평화를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에서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 민족은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비극을 뼈저리게 체험했고 평화 없이 인간 생명과 존엄성 또한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며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한 어떤 행위도 용납되는 게 전쟁의 생리다. 어떤 상황이 와도 한반도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직결되며 이는 곧 세계평화를 위한 기본 조건"이라며 "남북한의 평화, 동북아시아의 평화 증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대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김 대주교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과 핵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전쟁을 위한 게 아니라 대화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표현"이라며 "전쟁을 일으키면 미국은 상처를 입지만 북한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을 포기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전제 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타협하고 양보하며 최대 공통분모를 찾는 게 대화의 목표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이 '틀림'이라는 공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주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에 의지하지 않고 남북 당국자들이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를 위해선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 종교인들과 민간인들이 먼저 북측과 관계를 맺으며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방적인 신뢰가 아니라 쌍방적인 신뢰가 중요하다. 신뢰가 쌓이면 사소한 실수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신뢰 회복이 남북관계에 가장 중요하다. 북한도 신뢰 형성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낙태죄 법안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김 대주교는 "생명은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고 함부로 다루거나 조작할 수 없는 하느님의 영역에 속한다"며 "인간의 생명은 인간 존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인간 삶의 모든 영역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산을 했지만 도저히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여성의 문제는 우리 사회와 국가가 함께 감당해야 한다. 태어난 아이의 양육도 사회와 국가가 일정 부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서는 "적폐 청산으로 거론되고 있는 내용들이 터무니없는 내용들이 아니다"며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를 공정하게 보장받을 수 없었다. 그 질서를 바로 잡는 게 적폐 청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다만, 사람을 처벌하는 게 중심이 돼선 안 된다. 그 자리나 위치에 누가 앉아있더라도 똑같은 유혹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이게 적폐청산의 열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광주와 전남의 정서가 있다. 5·18 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불렀던 노래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며 "남북 간의 대화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세력과의 통합은 이런 정서와 역사의식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남북의 대치가 만든 게 바로 국가보안법"이라며 "이 법이 아직도 살아 있다. 국가보안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gugg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