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초경량 야생동물 위치추적기 개발

기사등록 2017/12/19 12:00:00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경량 야생동물 위치추적기를 개발했다.

 야생동물에 부착했을 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고비용 장비를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19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한국환경생태연구소는 2015년 12월부터 정부 용역과제로 수행해온 '사물인터넷(IoT) 기반 초소형 초경량 야생동물 위치정보 수집 장치'의 상용화를 내년 2월 앞두고 있다.

 이 장비는 현재까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개발된 위치추적기 중 세계에서 가장 가볍다.

 가로 49㎜, 세로 37㎜, 높이 16㎜ 크기로, 한 개당 무게는 17g에 불과하다. 기존 최경량 캐나다 로텍(Lotek) 제품(25g)과 비교해도 32.0% 더 가볍다.

 야생동물의 이동 위치정보와 기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수집하고, 중앙 관제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보관한다. 방수기능을 갖춰 물과 뭍을 오가는 양서파충류 등 생물에 적용 가능하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자가 충전방식으로, 수명은 최대 3년이다.

 초경량 위치추적기는 야생동물 보호·복원 정책에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조류 분야 연구에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연구 목적으로 야생동물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할 때 동물 무게의 3%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그동안 청둥오리, 큰고니, 쇠기러기 등 중대형 조류위주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초경량 위치추적기는 몸무게 1㎏ 이하 몸집이 작은 생물에도 적용이 가능해 원앙, 홍머리오리, 고방오리 등 소형 조류의 이동 경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소형 생물의 경우에는 위치추적기의 무게를 감량하기 위해, 고비용의 인공위성 기술을 활용한 위치추적기를 사용 중이다.

 현재 무게를 9g까지 낮춘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하지만 약 1000만원에 달하는 장비값과 인공위성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데,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사용료를 약 180만원까지 낮출 수 있어 일부 대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현재 중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 국내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성능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실험 등을 거쳐 2018년 2월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등 야생동물에서 기인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는 이때, 이번 초소형 위치추적기 개발을 계기로 소형 야생동물 행동생태 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