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한국철도공사가 업무 특성상 외근을 자주 하는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여비는 과세대상 근로소득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라기보다는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면서 규칙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이정훈)는 한국철도공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A 씨 등 43명이 광주·북광주·서광주·순천·여수·전주·군산·익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소득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철도공사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여비 및 시험수당 지급' 세칙에 따라 업무 특성상 외근을 자주 하는 원고들에게 매달 여비로 4∼18만 원을 지급했다.
세칙은 배정받은 행로표에 따라 움직이는 승무 직원(KTX 기장·기관사·운전지도팀장 등)은 월 18만 원, 유지·보수가 필요한 선로나 설비에 이동해 점검·관리 및 보수업무를 수행하는 유지보수직원은 월 4만 원, 1일 노선별 평균 10개의 위탁 관리된 역사를 순회하면서 위탁 직원 복무·자동발매기 운영현황 및 역무시설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파견직원은 월 10만 원 또는 월 8만 원의 여비 지급 조항을 담고 있다.
철도공사는 이 여비가 소득세법에 규정된 비과세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 여비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반면 이 소송과 관련된 각 세무서는 해당 여비가 실비변상적인 성질의 급여가 아닌 직무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수당으로 과세대상 근로소득이라고 판단했으며, 이에 여비에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A 씨 등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통상적으로 필요하다 인정되는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에 해당한다. 이 여비가 과세대상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급세칙 등에 비춰 볼 때 해당 여비는 실제 출장을 갔는지나 기타 실비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한 행위를 했는지와 관계없이 일정한 기준을 갖춘 원고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실비변상적 성질의 급여라기보다는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면서 규칙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사의 명을 받아 통상적인 업무장소 이외의 장소로 이동해 임시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통상적인 업무를 하기 위해 고정적·반복적으로 이동하거나 혹은 이 같은 이동 자체가 통상적인 업무인 경우라면 이는 임시성이 결여됐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된 업무는 직접 열차나 선로 상에서 운전사나 객실 승무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선로 유지보수 등을 하는 것인 만큼 원고들의 통상적인 업무장소 역시 열차나 선로 현장이다"며 "원고들이 승무원의 업무 또
는 선로 유지보수 업무를 하기 위해 열차나 선로 현장으로 가는 것을 통상적인 업무장소 이외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 같은 이동이 매일 고정적·반복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임시적인 업무를 위한 이동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업무를 출장이라고 할 수 없다. 여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국철도공사는 여비를 받는 직원들을 위한 업무용 차량을 보유하고, 외부 근무지에 식당과 숙소를 별도로 두고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별도로 여비를 초과하는 실비가 필요했다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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