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美대사관 앞 1인 시위 최대한 보장해야"

기사등록 2017/11/29 10:22:24

"불법집회 아냐…경찰권 발동할 위법 행위 없어"
"표현의 자유 침해…통행 방해 안 되면 보장"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주한미국대사관 앞 1인 시위를 무조건 제한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단, 대사관 앞 통행이 방해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토록 했다.

 인권위는 주미대사관 앞 1인 시위를 보행자 등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할 것을 서울 종로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인권위 등에 따르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하주희 변호사(진정인)는 지난해 2월16일 서울 종로구 미대사관 앞에서 1시간 동안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1인 피켓시위를 시도했으나 종로서 소속 경찰관들에 제지당했다.

 하 변호사는 경찰관들이 미 대사관 앞 인도에서 1인 시위를 제지한 것은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 침해한 것이라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종로서장은 하 변호사가 민변 회원들과 함께 행동해 불법 집회로 볼 수 있고, 1인 시위가 다른 단체들을 자극하는 등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른 정당한 공무집행이라고 반박했다. 
 
 또 경찰이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외국 공관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만큼 대사관에서 약 15m 떨어진 곳에서 1인 시위를 하도록 제한한 행위는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1인 시위 성격상 불법집회로 볼 수 없고, 당시 상황이 경찰권을 즉시 발동해 제지할 만큼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반하는 구체적 위법 행위가 없었던 만큼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엔나협약에 따라 미 대사관 공관지역과 대사관 직원 보호를 목적으로 1인 시위를 제한한 것이라는 종로서측 주장에 대해 인권위는 구체적으로 진정인의 어떤  행동이 공관지역 및 외교관 안녕과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인지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진정인의 시위 목적은 사드배치가 대한민국 국민의 헌법상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어긋난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으로 미 대사관 정문 앞이라는 상징적 표현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라며 "본래 목적 장소에서 15m 떨어진 지점에서 1인 시위를 하게 했으므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경찰서 측 주장은 이유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권위는 미 대사관 인근 1인 시위를 제한없이 허용할 경우, 시위자는 물론 많은 경비 인력이 배치돼 대사관 앞 인도에 극심한 통행 방해가 발생할 수 있어 통행 방해가 발생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1인 시위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