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옥상 비워두면 손해…태양광 다니 공동전기요금 '뚝'

기사등록 2017/11/28 09:50:55 최종수정 2017/11/30 13:18:37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단지 안에 다수의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있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의 지붕은 남다르다. 다른 아파트와 달리 거여1단지 아파트 지붕에는 검정색 태양광 발전기가 달려있다. 이 발전기들 덕에 이곳 주민들은 공동으로 내는 전기요금을 절반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27일 오후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를 직접 찾았다. 방계옥 관리사무소장의 안내를 받아 105동 12층으로 올라가 단지 내부를 내려다봤다.

 거여1단지는 101동에서 106동까지 6개동이 직사각형으로 빙 둘러선 형태인데 아파트들은 하나같이 지붕에 대형 태양광 집광판을 이고 있었다.

 아파트들에 둘러싸인 관리사무소 건물(3층짜리) 지붕에도 태양광 발전기가 달려있었다. 아파트 각 세대 베란다에는 소형 태양광 발전기가 수백개가 달려있었다.

 6개동 지붕에 달아놓은 '옥상 태양광 발전기'는 시간당 135.2㎾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건물 지붕에 달린 태양광 발전기는 시간당 3㎾를 생산한다. 1004세대 중 270세대에 설치된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는 시간당 260W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 지붕에 옥상형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있다. photo@newsis.com
이 가운데 옥상 태양광 발전기는 덩치에 어울리는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옥상 태양광 발전기는 승강기와 주차장, 기계실, 각 아파트 복도 전등 등에서 나오는 공동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옥상 태양광 발전기를 돌린 결과 공동 전기요금은 2014년 3911만원, 2015년 3565만원에서 지난해 3268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주택용 전기료 누진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공동 전기요금이 6000만원까지 나왔을 텐데 이를 절반까지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여1단지 관리사무소가 분석한 결과 옥상 태양광 발전기는 지난해 17만2640㎾h를 생산해 공동전기요금 3015만원을 절감했으며 올해는 15만1797㎾h를 생산해 2789만원을 절감했다.

 이처럼 거여1단지 아파트가 태양광 명소로 변신하게 된 분수령은 2014년 말이었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주민 대상 홍보활동을 하고 공청회를 거쳐 사업은 착착 추진됐다.

 주민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시작된 서울시 차원의 지원은 사업에 훈풍이 됐다. 2015년 말 옥상 태양광 발전기가 지붕에 설치된 데 이어 주민들이 너도나도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단지 안에 다수의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있다. photo@newsis.com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 설치비는 60만원 수준인데 서울시가 절반인 30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여기에 에너지 자립마을 지원, 송파구청 지원 등을 적용하자 5만~8만원이면 설치가 가능해졌다. 관리사무소는 20세대 이상이 한꺼번에 태양광 발전기를 달 수 있게 조율해줘 각 세대가 설치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도왔다.

 게다가 거여1단지는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열린 서울시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연속 수상했다. 상금 1000만원을 2번 받은 관리사무소는 이 중 일부를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 구입에 지원했다.
 
 이에따라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세대는 270곳으로 늘었고 이들 세대는 각 5000~6000원씩 전기요금을 아끼고 있다. 전기요금이 계단식으로 늘어나는 누진제는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의 요금 절감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면서 주민들은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의 전기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이제는 이 아파트에 새로 이사 오는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기를 언제 달 수 있는지 물어볼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현재 주민 25명이 발전기를 설치하겠다고 관리사무소에 신청해둔 상태다.

 거여1단지의 이같은 변화를 주도한 인물들은 비결을 소개했다.

 방계옥 관리사무소장은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위해서는 조금의 과감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아파트에서 방계옥 관리사무소장(맨 오른쪽) 등 직원들이 태양광 발전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photo@newsis.com

 그는 "태풍이 오면 태양광 발전기가 떨어져서 인명사고가 날 것 같다거나 외부 도색을 할 때 노동자들이 불편하다고 하는 등 우려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태양광 발전기는 걱정하면서 에어컨 실외기는 왜 걱정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방 소장은 "옥상 태양광 발전소는 하루에 300~600㎾h를 생산한다. 서민 아파트에서 한 가정이 한달 동안 쓰는 전기를 하루에 생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아파트 옥상에 발전기를 달아야 한다. 더 많은 아파트들이 동참하면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이 추구하는 것처럼 정말로 원전 1~2개는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재영 거여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태양광 사업이 입주자대표들과 주민이 협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재작년까지 입주자대표에 대한 고소와 고발이 이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며 "나는 서민들의 눈먼 돈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신재생에너지로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주민이 체감하게 했다. 그러니 주민들도 하나로 뭉쳐 협조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는 어렵지 않다. 비어있는 옥상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면 전기요금을 줄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며 "입주자대표의 도덕적 투명성이 중요하다. 투명하게 하면 주민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입주자대표회의 기술이사는 태양광 발전을 미래세대를 위한 기여로 표현했다.

 김 이사는 "내 아이, 그리고 내 아이의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며 "그리고 에너지를 아끼는 것을 넘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기 설치 2년만에 공동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거여1단지가 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 있는 아파트들에게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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