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비트코인당 1만달러를 앞두게 되자,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다양한 판단들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체로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지만, 일부에선 긍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상화폐의 출현과 성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공식적인 버전의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인지를 중앙은행들이 고민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 미국, 프라이버시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가상화폐에 대해 초창기부터 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연준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는 것을 별로 원치 않고 있다.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은 가상화폐와 관련해선 기술적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럽, 가상화폐 위험성 경고
유럽중앙은행(ECB)는 가상화폐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과 같다고 지적했다. 브누아 쾨레 이사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불안정하며, 탈세 및 범죄와의 연관성에 있어 중대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번달 유로권 경제에 대한 가상통화의 영향력은 제한돼 있다면서, ECB가 발행하는 화폐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중국, "조건 무르익었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가상화폐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디지털 통화 개발을 위한 팀을 만들었던 인민은행은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다른 이들간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민간 디지털 화폐 발행업체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 도입을 위한 공식적인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로 전환하면 지불 효율성을 높이고 통화를 보다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일본, "공부 더 해야"…학습 강조
구로도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중앙은행장은 지난 10월 한 연설에서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화폐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일반 대중에게 발급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계정에 대한 접근을 모든 사람에게 확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CBDC에 관한 토론은 중앙은행의 근본적인 문제를 재검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 독일, "가상화폐는 투기적 장난감"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가상화폐 위험성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칼 루드비히 틸레 분데스방크 이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지급결제 수단이 아닌 투기성이 높은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분데스방크는 지급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영국, "가상화폐는 잠재적 혁명"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가상화폐에 대해 잠재적 혁명이라고 말했다. 영국은행은 지난해 금융에 기술을 도입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또 실리콘밸리 신생기업과 관련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중이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 발행에 있어서는 아직 먼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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