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실탄 아낀 넥센, 박병호 컴백에 올인…막강 라인업 구축

기사등록 2017/11/27 14:15:52

넥센, 미네소타내 입지 좁아진 박병호 설득
"미국 생활 2년, 아쉬움 남지만 후회는 없어"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박병호(31)가 2년 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KBO리그로 전격 컴백했다. 친정팀 넥센의 끈질긴 구애의 손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해지 후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와 연봉 15억원에 계약을 맺고 복귀를 결정했다.

2015 시즌이 끝난 후 아시아 출신 야수 중 포스팅 비용 최고액(1285만 달러)을 기록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한 박병호는 4년 1200만 달러에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큰 기대를 모으며 야심차게 미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박병호는 2015시즌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손목 부상으로 타격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후반기에는 수술을 결심하며 조기에 시즌을 접었다.2017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맹훈련하며 빅리그 복귀를 준비했지만 시범경기에 앞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구단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면서 빅리그 콜업을 한 번도 받지 못하고 시즌을 마쳐야만 했다.

박병호는 시즌 종료 후에도 귀국 일정도 잡지 않은 채 미국에 남아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입을 목표로 개인 훈련을 했다. 빅리그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던 박병호가 KBO리그로 돌아오게 된 배경에는 미네소타 구단 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탓도 있지만 넥센 구단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넥센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최근 2차 드래프트에서는 단 한 명도 지명하지 않는 등 전력 보강에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 구단 특성상 재정적인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아낀 넥센은 박병호를 친정팀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과감한 지출을 결정한 셈이다.

미국 진출 이후에도 넥센과 꾸준한 교감을 유지했고, 비시즌 중에는 넥센의 애리조나 캠프에서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FA가 아닌 포스팅을 통해 미국에 진출했기 때문에 무조건 원소속팀으로 복귀해야만 했다.

넥센의 설득에 박병호의 마음이 돌아섰고, KBO리그 복귀를 결정하면서 미네소타 측도 2019시즌까지 보장된 계약 내용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 해지를 수용했다.

【서울=뉴시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며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병호 영입으로 넥센은 내년 시즌 막강 타선을 구축할 전망이다.'신인왕' 이정후와 MVP 출신 서건창의 테이블세터는 이미 검증된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대체 외국인 선수로 팀에 합류해 거포 능력을 발휘하며 재계약을 이끌어낸 마이클 초이스와 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 김하성에 박병호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 또한 어느 팀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여기에 김민성, 고종욱, 박동원 등이 하위타선에 포진하며 짜임새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박병호의 각오가 빈말이 아니듯 외형상 넥센은 내년 시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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