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혼동 응급센터 먼저 찾아 골든타임 놓치기도
권역외상센터, 생명 촌각 다투는 심각한 손상환자 통합 치료 시설 갖춰
응급의료센터 외상센터보다 외상 경도 약하거나 자가질환자 주로 치료
전문가 "신속 이송위해 권역외상센터 위치 파악과 이송인력 교육해야"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지난달 10일 의정부시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20층 높이의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머리를 다친 50대 남성이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들어왔다. 의식이 없었고 119구조대가 도착했을때는 희미한 맥박만 남는 등 생사를 넘나들었다. 이 남성은 외상성 뇌출혈, 안면 골절, 척수 손상, 흉골 골절 등 외상이 심각했지만 골든 타임을 맞춘 덕분에 의료진은 응급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전국 권역외상센터가 설립된지 5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기존 응급의료센터를 먼저 찾는 환자가 많아 역할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와 추락, 자살 등으로 다발성 골절 등 광범위한 신체 부위에 손상을 입고 과다 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 증상을 보이는 중증외상환자를 병원 도착 즉시 소생 및 초기 처치, 응급시술이나 수술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필수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10분내에 처치할 수 있도록 외상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전문 외상팀이 365일 24시간 상주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2011년 1월 삼호 주얼리호 석해균 선장 사건으로 인해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이 시급히 대두되면서 2012년 권역외상센터 설치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아주대병원 센터처럼 전국에 16곳의 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돼 있다. 이중 9곳이 문을 열고 환자를 진료한다.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장비 구매비로 80억원을 받고 연차별 운영비로도 7억~27억원을 지원받는다.
응급의료센터는 말그대로 응급을 요하는 진료이기는 하나 신경질환과 같이 자가질환적 응급환자를 다루게 되며 외상센터에 비해 심각한 외상환자를 다룰 별도의 인력이나 장비, 시설이 없어 즉각적인 응급수술이나 처치가 미흡하다. 때문에 외상환자의 경우라도 중증정도가 덜한 환자를 진료하게 된다.
경기도의 한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119 구급대와 의료진이 외상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외상센터로 이송할 지 결정한다"며 "적절한 이송을 위해 119 이송인력에 대한 교육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병원 전 단계의 적절한 이송체계 확립을 위해 119와 지역 병원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외상센터와 응급센터 간 역할 구분과 현장에서 적절한 병원으로의 빠른 이송과 집중이 필요하다는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박종민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외과 전문의는 '권역외상센터 설치 지원사업 시행의 결과'란 보고서에서 "병원 전단계의 적절한 이송체계 확립을 위해 119와 지역병원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송시 소생과 활력 징후 유지를 위한 이송 인력에 대한 교육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현장 이송 인력과의 의사소통 강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전문의는 또 "정부는 권역외상센터의 안정적인 조기 안착을 위해 충분한 외상 전담인력의 양성과 전담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처우개선을 해야 하며 수가 합리화와 같은 지원을 통해 권역외상센터가 진료만으로도 재정자립을 할 수 있도록 경영 수지 개선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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