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1000원 팔아 58.9원 남겨···6년來 최고

기사등록 2017/11/21 12:00:00
통계청, 2016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결과 발표
작년 기업 매출, 전년比 0.3%↑···3년 만에 증가
자회사 보유기업 수↓···'사드 여파' 中자회사 통계작성 후 첫 감소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이 3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남긴 순이익은 58.9원으로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연구개발비 투자에는 다소 인색했다.

국내·외에 자회사를 둔 기업 비중도 40.4%로 1년 전보다 줄었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 내 자회사 수가 2006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상용근로자가 50명 이상이면서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인 기업 1만2472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조사대상 기업체 수는 1년 전보다 0.1% 늘었다.

◇기업 1곳당 매출 1778억···제조업은 줄어

지난해 기준 국내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매출액은 2166조원으로 1년 전의 2159조원보다 0.3% 증가했다.

국내기업 매출액은 2013년 전년 대비 1.1% 증가한 이후 2014년 -1.1%, 2015년 -3.2% 내리 감소하다가 3년 만에 늘었다.

제조업, 전기가스업, 운수업, 기타서비스업 등 4개 업종을 제외한 전 산업이 1년 전보다 매출액이 늘어난 덕분이다.

출판영상통신업(116조원)과 건설업(168조원), 도소매업(317조원)은 1년 전보다 각각 4.7%, 3.6%, 3.4% 증가했다. 부동산업 및 임대업(23조원)과 숙박 및 음식업점(30조원)의 매출액 증가 폭은 훨씬 큰 20.7%, 15.4%였다.  

반면 매출액 비중이 높은 제조업(1296조원)이 1년 전보다 1.2%(15조원) 줄었다. 전기가스업(56조원)과 운수업(89조원), 기타서비스업(71조원)도 각각 5.6%, 3.7%, 0.3% 감소했다.

기업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1년 전보다 0.3% 증가한 1778억원 수준이다.

기업이익률은 더욱 개선됐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28조원으로 1년 전보다 17.3% 증가했다. 순이익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매출액 1000원당 얻은 순이익은 58.9원으로 1년 전보다 8.5원 증가했다. 이는 2010년의 62.3원 이후 가장 높다.

송금영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저유가·저금리 영향으로 제조업 등의 매출이 줄었는데도 경기 호전으로 여타 업종이 선방하면서 전체 매출이 조금 올랐다"며 "생산 원가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이익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4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고작 2.8% 늘렸을 뿐이다. 기업이 미래에 대비하는 투자를 줄인 결과다. 연구개발 기업(금융보험업 제외·5947곳) 한 곳당 매출액은 2651억원으로 조사 대상 전체 기업당 매출액의 1.5배 수준이며, 1년 전보다는 1.4% 증가했다. 

◇기업 10곳중 4곳 자회사 보유···외부위탁·성과보상제 도입 늘어

조사 대상 기업의 40.4%(5039곳)는 국내·외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 자회사는 1년 전보다 1.2% 늘었고, 국외 자회사는 1.0% 줄었다.

국외 자회사(8125곳)의 국가별 분포를 보면 중국(2634곳·32.4%), 미국(1046곳·12.9%), 베트남(730곳·9.0%) 순으로 많았다.

다만 2006년 통계작성 이래 매년 늘었던 중국 내 자회사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송 과장은 "사드 여파로 기업의 중국 내 투자 요인이 줄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국외 자회사의 진출 지역은 아시아가 69.7%(5663곳)를 차지했다. 

경영전략 측면을 보면 내부업무를 외부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는 기업 비율은 73.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늘었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단순 업무인 '경비·청소·시설 관리'(36.9%)나 '운송·배송'(31.4%)의 외부 위탁 비율이 높았다. 핵심업무의 외부 위탁 비율을 보면 생산이 28.6%로 가장 많았고 연구개발(5.9%)과 디자인·제품기획 (5.0%)을 외부에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연봉제, 성과급, 스톡옵션 등 성과보상 관리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은 82.2%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커졌다. 이 역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주력사업 운영에 변동이 있는 기업은 484곳(3.9%)이었다. '확장'(240곳·49.6%), '축소'(181곳·37.4%), 이전(63곳·13.0%) 순이었다.

또 신규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239곳이며, 이중 81곳이 인공지능(AI)·바이오산업·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에 진출했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