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우 이재은 김성진 기자 = 군 당국은 전날 귀순하다 총격을 받은 북한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 초소에 차량으로 돌진하다가 배수로에 빠졌고 이 과정에서 북측으로부터 40여 발의 총격이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한을 향해 총격을 가했는지 여부와 교전지침 준수여부 등도 쟁점이 됐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후 3시15분께 귀순자 1명이 적 초소 부근으로 차량으로 돌진하다가 배수로 턱에 바퀴가 빠졌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이어 "그 상황에서 (북한군이) 차에서 하차하고 MDL 남쪽으로 도주하는 모든 상황들을 경계시스템을 통해서 추적 관리하며 상황을 유지했다"며 "MDL 북쪽을 예의주시하며 동향 관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귀순한 북한군이 탑승한 차량은 군용 지프차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차량을 버리고 뛰어온 상황에서 추격조의 사격을 받았다"며 "차량을 돌진한 것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군 총격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도 확인됐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명이 추격 및 사격을 실시했고 저희는 40여 발 사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오후3시31분께 귀순자 1명이 쓰러져있는것을 낙엽 속에 있어서 처음에 식별이 안 됐다가 식별한 후에 그 지역을 담당하는 1군단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전날 우리 군이 JSA 북측에서 수발의 총성을 듣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던 중 오후 3시31분께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50m 떨어진 지점에서 총격을 받고 쓰러진 북한군 병사 1명을 발견했다고만 밝혔다.
북한군이 40여발을 발사해 총격을 가한 상황이 남한 지역으로 귀순 북한군이 이미 넘어온 후라면 정전협정 위반으로 유엔사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 사격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가 관측하고 경계를 분명하게 했는데 저쪽에서 40여 발을 발사했는데 방향은 관측될 거 아닌가. 우리쪽을 향해 발사한 것"이라며 "근데 왜 아무런 교전수칙을 안했다는 건 이해가 안간다"고 말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이런 식으로 처리하고 덮고 가면 저는 안된다고 본다. 지금까지 무수히 시행착오를 범하는 게 이런 것"이라며 "매뉴얼이 있으면 (이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국지전이라든가 짧은 시간에 사격하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교전규칙과 대응지침은 JSA 정전위와 토의해서 구체화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엔사령부의 정확한 현장조사를 통해서 적절성 여부가 판단될 것"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 실장은 이날 '전날 합참이 팔꿈치, 어깨 등에 총상을 입었다고 했으나, 내부 장기 등에도 총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 부상을 축소해 발표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어제 그 당시 상황에서 합참이 브리핑할 경우 현장 상황보고를 토대로 설명했다"며 "상황을 축소하거나 다른 의도를 가지고 설명 드린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귀순 북한 병사의 수술을 마친 이국종 교수는 14일 "몸 전체에서 최소 5~6발 이상의 총상이 발견됐고, 내장에서 발견된 관통상이 치명상으로 보인다"라며 "총상의 대부분은 관통상으로, 총알이 복부를 관통하면서 내장에서 발견된 총상만 7곳 이상으로 수술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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