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연계성 위해 교통·에너지·수자원·정보통신 등 중점 협력
2019년까지 아세안 협력기금 年 1400만 달러 확대
글로벌 인프라 펀드에 2022년까지 1억 달러 추가 조성
【마닐라(필리핀)=뉴시스】 장윤희 기자 =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대(對) 아세안 협력기금 수준을 2년 내에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400만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ASEAN Business Investment Summit) 기조연설에서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 규모를 2019년까지 연간 1400만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메콩 협력기금은 현재의 세 배 규모로 대폭 확대하겠다.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협력기금으로 자유무역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며 "2020년까지 상호 교역규모 20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ABIS 특별연설자로 참석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미래공동체의 목표로 사람중심의 상생번영을 통한 평화공동체를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이른바 '3P'(People·Prosperity·Peace) 비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4대 중점 협력분야를 제시하고자 한다"면서 교통·에너지·수자원 관리·스마트 정보통신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교통분야에 대해 "한국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의 메트로를 건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전철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서울시 지하철은 한국이 경제개발과정에서 겪은 대도시 교통 문제의 해결책이었다. 한국은 아세안 대도시의 과밀화와 교통문제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 간 고속철도의 건설도 역내 통합을 가속화 할 것"이라며 "한국은 우수한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경험을 고속철도 건설을 희망하는 아세안 국가와 적극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제2협력 분야인 에너지 분야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은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에서 발전소 건설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파리기후변화협정 당사국인 아세안과 한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바탐의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협력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자원 관리 분야에 대해 "한국은 태국 후웨이루앙강 하류유역 개발, 라오스 세남노이 수력발전, 필리핀 루존(Luzon)지역 수력발전과 불라칸(Bulacan) 주 상수도 사업, 인도네시아 까리안 세르퐁 상수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와 사업 노하우도 함께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 정보통신 분야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평창올림픽 때 시범 서비스하고,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 게임에도 지원할 것"이라며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건설에 참여하고, 그 경험을 다른 나라와도 나누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제시한 4개 중점 협력분야 지원을 위해 글로벌 인프라 펀드에 2022년까지 1억 달러를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아세안 출범 50주년, ASEAN+3 창설 20주년, 한-아세안 FTA 체결 10주년의 뜻 깊은 해"라며 "저는 이 행사에 이어서 아세안 정상들과도 제 구상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제 지도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협조는 필수적"이라며 "한국 정부는 경제인 여러분들의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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