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의장성명 초안, 한반도 비핵화 위한 대북대화 재개 촉구

기사등록 2017/11/13 15:30:36 최종수정 2017/11/13 15:39:16
【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7.11.1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7개월만에 다시 모인 동남아시아의 정상들이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 북한에는 '엄중한 우려'를 재차 반복하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13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래플러 등이 입수해 공개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의장성명 초안에 따르면 참여국들은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 "무력 사용이나 위협 없이 합법적이고 외교적인 절차를 존중하는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한다"는 데 합의했다. 초안에는 '항해와 영공비행의 자유'도 언급됐으나 구체적인 규정은 빈칸으로 남아있었다.

아세안 정상들이 의장성명에서 남중국해와 관련해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한다고 명시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해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4월 아세안 정상회의 때에는 폐막 당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문제를 언급하려했던 의장성명이 중국의 압력에 아예 발표되지 못했다.

북한문제와 관련해 아세안 정상들은 '엄중한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 정상들은 의장성명 초안에서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핵무기와 화학무기, 탄도미사일 기술을 포함한 대량 살상 무기 개발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이러한 개발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우리는 북한에 완전하고 즉각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함을 반복적으로 지지하며,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자제력 행사와 대화 재개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아세안 정상들은 인권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60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은 미얀마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로힝야 이슈는 미얀마가 그것에 대해 논의하길 원할 경우에만 상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의 의장으로서 개막식에서 "앞으로 이틀간 열릴 회의는 지역적, 국제적 중요성에 대해 의미있는 문제를 나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테러와 폭력적인 극단주의는 우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한다. 이러한 위협은 경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아세안정상회의에서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북한 문제, 테러, 초국가적인 범죄, 무역,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신장 등의 이슈가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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