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간담회 참석 이상훈 사장, 삼성 간판으로 나서나

기사등록 2017/11/02 11:42:42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이상훈(왼쪽) 삼성전자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5대그룹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7.11.02.pak7130@newsis.com
공정위-재계 간담회, 삼성전자 대표로 참석 주목
권오현 부회장 역할 이어 '총수 대행' 맡을지 관심
"이미 CFO퇴임, 사업부문 겸임 권 부회장과 다른 경우" 의견도
회사 안 살림 맡을 차기 CFO에 누가 올지 더 관심 쏟는 분위기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2일 김상조(55) 공정거래위원장 주재 대기업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전자 이상훈(62) 사장 행보에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퇴임 의사를 밝힌 권오현(65)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새로운 얼굴이 될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CFO 자리에서 물러난 이 사장이 사업부문을 동시에 관장하며 실권을 행사해온 권 부회장과는 다른 케이스여서 의전적 이사회 의장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권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뒤 19일이 지난 31일 신임부문장 인사를 단행했다.

 권 부회장과 '3인 체제'를 이루며 각 사업부문을 이끌어 온 윤부근(64) CE 부문장과 신종균(65) IM 부문장이 물러나고 김기남(59), 김현석(56), 고동진(56) 사장이 이들을 대신했다.

 이와 함께 경영지원실장(CF0) 자리를 맡아온 이 사장도 함께 물러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장은 사외 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돼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이 CF0에서 물러나고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되자 그를 둘러싸고 여러 관측이 나왔다.

 사업부문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안살림'을 책임진 이 사장을 함께 교체해 진정한 삼성전자의 세대교체를 이루려는 시도라는 추측을 비롯, 앞으로 연쇄적인 인사·조직 개편에 따른 내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완충 역할이라는 해석 등이다.

 여기에 이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된 점에 주목, 이 사장이 권 부회장에 이어 대외적으로 '총수 대행'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를 분리하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면서 이사회 역할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이날 김 위원장 주재 대기업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공정위와 재계 간담회에 참석할 임원을 행사 직전에야 확정, 공개했다. 불참 가능성마저 열려있던 상황에서 이 사장 참석이 확정되자 권 부회장에 이은 '총수 대행' 역할론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삼성전자 세대교체 인사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권 부회장 역할을 이어받았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사장이 경영지원실장으로 삼성전자의 안살림을 책임져 왔지만, 사업부문을 이끈 권 부회장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사업부문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율경쟁을 강조하는 삼성전자의 특성상 CFO 출신의 이 사장이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을 이끌며 최대 실적을 올린 권 부회장 역할을 고스란히 이어받기에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여기에 이사회 역할이 최근 주목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오너가 아닌 이상 의장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참석은 현직 CFO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이 사장 후임을 비롯해 각 사업부장 등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안팎의 관심은 특히 삼성전자 신임 CFO 선임에 몰려 있다. 사업부문장 인사를 통해 발탁된 김기남 사장 등 3명은 모두 해당 부문에서 근무하며 실력을 입증해 왔다. '안정 속 세대교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조직 살림살이를 책임질 후임 CFO도 삼성전자가 꾀하는 세대교체를 뒷받침하면서 원만히 조직을 운영할 능력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사장)이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는 정 전 사장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또 1995년 하버드 MBA 학위 과정 중 하버드대 유학 중인 이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cncmo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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