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차기 연준의장 유력후보 파월·테일러는 누구?

기사등록 2017/10/30 16:44:38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지난 2015년 11월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17.10.2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립 성향의 제롬 파월(64)연준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존 테일러 (70)미국 스탠포드대 교수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의 정책적 성향은 글로벌 경제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끝내고 본격적인 긴축으로 전환하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번 인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경제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하기 위해 막바지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의 연임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녀를 아주 좋아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족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며 사실상 옐런 의장을 지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매우 구체적인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최종 결정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옐런 의장과 손발을 맞춰 온 온 파월 이사가 후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순방에 앞서 2일께 신임 연준 의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에 중립 성향의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존 테일러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도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테일러 교수.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7.10.30

◇'중립' 성향 파월 유력…"트럼프 입김 강해질 것"

 파월 이사는 지난 2012년 5월 연준 이사직에 올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임명됐지만 조지 W.H. 부시(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차관을 지낸 공화당원이다.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은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조지타운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뒤 변호사로 일했다. 1997년부터 8년간 칼라일그룹 파트너를 지내면서 금융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파월 이사가 연준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지지 않은 첫 의장이 된다.

 파월 이사는 현재까지 거론된 연준 의장 후보 중 가장 옐런 의장과 성향의 차이가 적은 인물로 평가된다. 공화당 성향이면서도 완전한 매파나 비둘기파가 아닌 '중립'으로 분류된다. 2012년 3차 양적완화(QE)에 개인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해 비둘기파인 옐런 의장보다는 약간 매파적인 입장에 있었다.

 하지만 최종 결정 때믄 모두 FOMC 결정에 동의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다. 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서도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온건한 입장이다.

 파월 이사의 임명은 미국의 통화정책이 양적완화를 마치고 긴축 기조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경제 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강성 매파보다는 파월과 같은 온건한 성향의 인사가 손발을 맞추기 편할 수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파월 이사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무라는 "경제학 전공이 아니며 그동안 FOMC에서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춰 연준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강화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공화당 지지받는 '매파' 테일러

 하지만 최종 경쟁자인 테일러 교수가 아직 경쟁 구도에서 낙오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테일러 교수는 프린스턴대를 거쳐 스탠포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통화정책 전문가다. 공화당원이면서 과거 부시, 포드, 카터 행정부에서 경제정책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그가 고안한 ‘테일러 준칙’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활용됐다.

 그는 중앙은행에 많은 재량을 주기보다는 경제적 규칙에 의거해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테일러 교수는 차기 의장 후보군 중에서도 가장 강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 인사들과 통하는 부분이 더 많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이 옐런 의장을 비판하기 위해 국회에 청문회에 출석 단골로 출석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공화당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테일러 교수가 파월 이사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다.

 파월 이사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을 완전히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상원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러가지가 잡다하게 혼합됐다. 내가 지지하지 않을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테일러 교수는 파월 이사에 비해 규제 개혁, 세제 개혁, 예산 개혁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를 후보로 놓고 거수 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자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테일러 교수를 선택한 의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학자 출신으로 통화정책 수행 경험이 없고 70세의 고령(1946년생)이라는 점은 테일러 교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