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카탈루냐 의회, '독립' 가결…스페인, '자치권 박탈' 맞불 예정

기사등록 2017/10/27 23:11:27
【바르셀로나=AP/뉴시스】 스페인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중앙오른쪽)이 27일 지방의회가 독립국 설립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한 뒤 만난 의원과 축하하며 서로 등을 두드리고 있다. 독립 반대 의원들은 투표 전 퇴장했다. 2017. 10. 27.  
찬성 70·반대 10·기권 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27일(현지시간)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예고한 대로 자치권 박탈로 맞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분리독립 안건을 표결에 부쳐 전체 135표 가운데 찬성 70표, 반대 10표, 기권 2표로 가결시켰다. 독립 반대파 의원 상당수가 표결을 보이콧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과 오리올 훈케라스 부수반은 표결 직후 포옹을 하며 독립안 통과를 축하했다. 반대 의원들은 집권 연합이 독립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스페인 상원의 카탈루냐 자치권 정지 표결을 앞두고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표결을 진행했다. 안건에는 카탈루냐 공화국을 세우고 새 헌법을 마련해 독립 절차를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분리독립 선언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평정을 유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카탈루냐의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지방의회가 압도적으로 독립국 설립을 가결하자 바깥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독립 지지 군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7. 10. 27.

 라호이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모든 스페인 국민들이 평정을 유지해 주길 바란다"며 "법의 원칙이 카탈루냐의 법치를 재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호이는 지난주 비상 내각회의에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헌법 155조를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6개월 안에 조기 지방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을 강행함에 따라 스페인 상원은 추후 예정대로 자치권 정지를 가결할 전망이다. 안건이 처리되면 프란치스코 프랑코 군부 정권 종식 이래 40년 만에 카탈루냐의 자치권이 박탈된다.

 양측이 독립 선언과 자치권 정지로 정면 충돌하면 스페인의 정치 혼란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카탈루냐에서는 이미 중앙정부에 맞서기 위한 대규모 집회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라호이 총리는 역내 질서 재건을 위해 일시적으로 카탈루냐 자치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1일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찬성 결과가 나왔으므로 독립국이 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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