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0달러 근접 …항공업계 '울상' 조선·정유업계 '함박웃음'

기사등록 2017/10/27 09:26:51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지난해 배럴당 최저 25달러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감산 기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60달러 수준까지 치솟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서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저유가 효과로 인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국제 유가가 60달러를 돌파할 경우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조선, 정유업계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조선업계의 경우 유가가 오르면 쉐브론, 로열더치셸 등 글로벌 석유 업체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본격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도 회복될 수 있어 유가 상승이 반갑다. 

 정유업계도 유가 상승은 재고 관련 손실을 줄여 판매 및 수출 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6센트 오른 52.64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86센트 오른 배럴당 59.3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산업계도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는 항권료가 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항공료가 오를 경우 장거리 여행객이 줄어들어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11월 국제선과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모두 오른 것도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0월보다 한 단계 상승한 2단계로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선은 3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경우 매출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아직은 걱정할 단계까지는 아니라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정유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플러스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시 해양플랜트 발주 등 신규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최근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제 유가만 도와준다면 기술력을 앞세워 빠른 시일내 정상화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도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른 하반기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저유가로 인한 재고 손실 등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만큼 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재고 손실이 줄어들어 3~4분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제마진이 하반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실제로 3분기 현재까지의 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직전분기 평균 (배럴당 6.1달러) 대비 0.9달러나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 재고평가 부분에서도 추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수익성은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