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美대사관 직원들 발병 원인 정말 몰라"

기사등록 2017/10/25 10:03:25
【아바나(쿠바) = AP/뉴시스】 = 쿠바의 아바나 시내에 있는 미국대사관 건물 옆에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쿠바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자신들은 쿠바 주재 미국 외교관들의 집단 청력 손실 사태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쿠바 내무부 범죄 담당국을 지휘하는 조르즈 알라조 중령과 라미로 라미레스 대령은 이날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바 정부가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알라조 중령은 일종의 음파 무기로 인해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 신체에 이상이 생겼다는 미국 측 주장에 관해 "쿠바는 이런 종류의 무기를 생산한 적이 절대 없다"고 말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20여 명은 작년 말부터 청력손실, 구토, 두통,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미 국무부는 이에 주재 인력 60%를 철수시키고 자국 주재 쿠바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쿠바 정부가 미 외교관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주재 인력을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가 사태의 책임이 쿠바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쿠바 정부는 자신들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들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의 쿠바 현지 조사를 허용하기도 했다.

 라미레스 대령은 "거의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조사에 가담하고 있다"며 "사법 당국 요원들은 물론 이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단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묶은 호텔과 주거지역에서 조사를 진행하며 주민 300명을 심문했다. 수차례 의학적 실험도 실시했지만 미 대사관 외부자가 같은 증상을 보인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쿠바 측은 공기, 토양 상태를 분석하고 벌레에 의한 발병 가능성, 독성 화학물질과 전자기파 영향 가능성도 살펴 봤지만 미 대사관 직원들이 문제의 증세들을 보인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라미레스 대령은 러시아 등 제3국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에 관해서는 "현재로선 명확한 답을 할 수 없다"며 "쿠바는 우리 영토가 그런 식으로 악용되는 일을 용인한 적 없다. 앞으로도 그럴 일 없다"고 말했다.

 FBI는 이번주에도 쿠바 당국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쿠바 정부는 미 대사관 직원들 발병 문제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더 많은 협력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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