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옥죄는 '집단대출' 1400조 가계부채 폭증세 잡힐까

기사등록 2017/10/24 14:01:14
집단대출 정조준했지만…전문가들 "반쪽자리 대책"
"일부 도움 되겠지만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 못바꿔"
"억제책만 있고 부양책 없어…거시경제 측면 부정적"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정부가 한국경제의 '뇌관'인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24일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인 주택집단대출을 정조준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대출이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나머지 생계형 대출에 대한 해결방안은 빠졌기 때문이다. 억제책만 있고 부양책은 없어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도금대출의 보증요건을 강화하고, 보증비율을 축소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합동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금융회사에 대한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는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수도권·광역시·세종)으로 낮아진다. 다른 지방의 한도는 3억원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비율도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된다.

 중도금 대출의 보증한도가 줄어들면 금융회사들이 더 이상 보증기관만 믿고 대출을 내주기 어렵게 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도 잡힐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도 일단 "보증비율 등이 낮아지면 은행들이 함부로 돈을 빌려주기 어려운 만큼 일부 도움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것이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시키거나 줄이는 데 기여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총 1388조원으로 주담대(744조원)는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 일반주담대가 67%(501조원)이고 집단대출과 정책모기지는 각각 18%(137조원), 15%(109조원)이다.

 박 교수는 "집단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우리나라 가계대출 구조를 보면 절반이 주담대이고, 그 중에서도 20% 이하가 집단대출인 만큼 가계부채 증가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도 "이번 대책이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잡는 데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에서 비중이 미미한 주택구입목적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는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생계형과 자영업자 대출"이라며 "이 부분들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종전의 수많은 대책이 실패한 이유가 이와 관련한 대책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가계대출 억제와 부동산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적으로 볼 때 가계대출을 줄이면 건설경기도 안 좋아진다. 억제만 하고 부양은 안하고 있다"며 "타이밍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주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 경우 전체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자산이 감소하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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