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등이 발표한 '2017 세계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기아지수는 28.2점으로 지난해 21점에 비해 7.2점 올랐다.
IFPRI, 컨선월드와이드, 세계기아원조가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세계기아지수는 영양결핍, 허약아동, 발육부진아동, 영유아사망률 등의 네 가지 지표를 근거로 산출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기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35점 이상이면 위험단계에 해당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아지수는 21.8점으로 지난 2000년 29.9점보다 8.1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전체 인구에서 영향결핍에 시달린 사람의 비율은 2000년 18.2%에서 13.%로 감소했으며,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역시 8.2%에서 4.7%로 줄어들었다. 5세 미만의 허약아동 비율도 9.9%에서 9.5%로 개선됐다. 만성영양실조를 나타내는 5세 미만 발육부진 아동 비율은 37.7%에서 27.8%로 낮아졌다.
하지만 부룬디(56.6%), 에리트리아(53.3%), 동티모르(50.2%)에서는 만성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국가 중 기아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50.9점을 기록했다. 기아지수가 위험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는 ▲차드 43.5점 ▲시에라리온 38.5점 ▲마다가스카르 38.3점 ▲잠비아 38.2점 ▲예멘 36.1점 ▲수단 35.5점 ▲라이베리아 35.3점 등 총 8개국이다.
보고서는 위험단계에 접어든 국가들 모두(예멘 제외)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 위치한다며, 대다수가 수십 년간 정치적 위기나 무력 충돌을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국가 중에서는 ▲동티모르 34.3점 ▲아프가니스탄 33.3점 ▲파키스탄 32.6점 ▲인도 31.4점을 기록하며 위험단계에 근접했다.
나오미 호사인 개발학연구소 연구원은 "여성, 소수민족, 원주민, 농촌거주민, 빈민 등 사회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권력이 약해 차별과 불이익을 받는 개인과 집단들이 주로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며 "그들은 식량과 농업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정부나 대기업, 국제기구가 좌우하는 심의과정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야기하는 권력의 역할을 다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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