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이준석 기자 =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남매를 방치하고 사라졌다가 모습을 드러 낸 30대 친모가 형사 입건 됐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27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30대·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임대주택에 살면서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자녀인 B(9)군과 C(8)양 남매를 방치,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안과, 치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내버려 두는 등 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4시께 B군 남매의 외할머니가 담당 동주민센터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외할머니의 전화를 받고 다음 날인 13일 경찰에 협조를 받아 B군 남매의 집으로 간 동주민센터 직원은 집안에 가득 쌓인 쓰레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방 2칸과 거실, 화장실 등으로 구성된 전체 60여㎡ 면적의 집에는 쓰레기와 함께 벌레가 가득했다. 부엌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쓰레기로 가득했고, 거실도 마찬가지였다.

 또 방안에는 이불 위로 술병과 온갖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쉴 공간조차 없었으며, 화장실에는 사용한 휴지가 어린 아이 키만큼 쌓여 있었다.

 B군 남매의 사연을 들은 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삼성에스원 NC봉사단,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과 함께 지난 20일 생활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 찾아와 청소를 했다.


 25명의 봉사자는 쓰레기 수거부터 가구 소독, 도배 및 장판 교체까지 마쳐 깔끔한 새집으로 탈바꿈시켰다. 수거한 쓰레기는 5t에 달했다.

 이후 동주민센터는 화성시 소재 외할아버지 집으로 B군 남매를 옮겼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연계해 보호 및 통합사례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심리 치료를 받는 B군과 C양의 잇몸 건강은 충치가 가득하고 C양은 안과 치료가 시급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았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5개월여 전 외할머니가 B군 남매의 집에 방문했을 때는 이렇게 심각한 수준으로 지저분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문을 다 닫아놓고,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며 생활한 탓에 쓰레기가 쌓인 사실은 이웃들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사례관리 가정으로 지정돼 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파악했을 때는 신체적 학대 등은 없었고, 아이들의 발육 상태도 또래와 비슷해 쉽사리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던 친모 C씨는 27일 오후 집 주변을 서성이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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