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AP통신에 따르면 수지 고문은 이날 오전 수도 네피도에서 공개연설을 통해 "절반 이상의 로힝야족이 폭력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마을의 대부분은 온전한 채로 남아있다"며 "왜 모든 곳에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진정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얀마는 국제 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 수많은 무슬림들이 도망치고 있다는 소식은 우려스럽다. 우리는 왜 이러한 탈출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수지 고문은 30분짜리 연설을 영어로 진행했으며, 그 모습은 TV를 통해 방영됐다. 그 자리에는 군 고위관계자들과 외국 고위관리들이 있었다. 이러한 형식을 두고 NYT는 수지 고문이 억압받는 소수민족에 대한 레퀴엠(진혼곡)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표현했다. NYT는 영어로 한 그의 연설이 국제 청중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을지는 모르지만, 메시지는 로힝야에 대한 동정심이 거의 없는 불교도들에게 적합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수지 고문은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길 완강히 거부했다. 그는 "미얀마 정부는 책임을 포기하거나 비난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없다. 우리는 인권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비난한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했다. 이를 두고 NYT는 수지 고문이 20년동안 자신을 가둬놓은 군부의 언어를 앵무채서럼 그대로 흉내냈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고문실은 로힝야가 국제 여론의 관심을 받기 위해 자신들의 집을 불태웠다고 비난했다. 고문실과 관련된 페이스북 페이지는 국제구호 단체가 로힝야 무장단체와 결탁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게재하기도했다. 성명에서 고문실은 반란군이 '잔인한 테러 행위'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