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이 18일 약 8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입감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지난 17일 오후 11시께 남모(26)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20분까지 8시간 가량 조사했다고 밝혔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검정색 후드티와 반바지 차림인 남씨는 얼굴을 숙인 채 "왜 필로폰을 했나" "아버지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호송차에 올라탔다.
남씨는 중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해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13일 중국 북경에서 필로폰 4g을 매수해 16일 오전 1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속옷 안에 숨겨 밀반입했다.
남씨는 지난 9일부터 16일 사이 휴가를 내고 중국 유학시절 알던 중국인 지인 A씨로부터 필로폰 4g을 40만원 상당에 구매했다. 4g은 약 1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서 구입할 시 400만원어치 상당이다.
조사결과 그는 중국에 떠나기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씨에게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변 지인들에게 SNS를 통해 '(필로폰을 확보하면) 함께 즐기자' 등 권유하는 내용의 메신저를 주고 받았다.
남씨는 입국 당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남씨는 일반적으로 주사기를 이용해 혈관에 투약하는 방법이 아닌 불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집에서 나머지 필로폰 2g을 발견해 압수했다.
남씨는 소변 검사에서 마약 투약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경찰은 정밀검사를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남씨는 현재 서울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마약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경찰은 과거에도 한 적이 있는지 여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의 진술을 검토한 뒤 이날 중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남씨는 지난 2014년 군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독일 출장 중인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시각 오늘 새벽, 저의 둘째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해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 국민과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