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남경필 장남, 어떻게 구입하고 검거됐나

기사등록 2017/09/18 13:04:44
북경 유학시절 중국인 지인 통해 구매
주사기 아닌 연기 흡입 방식으로 투여
함께 투약할 여성 찾다 함정 수사에 걸려
경찰, 이날 오후 중 영장 신청 여부 결정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운데 필로폰 구입경로 등 범행 수법과 검거 경위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전날 오후 11시께 남모(26)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의류업체에 다니는 회사원 남씨는 최근 중국 유학시절에 알고 지낸 중국인 지인 A씨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락하면서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주변 지인들에게 SNS를 통해 '(필로폰을 확보하면) 함께 즐기자' 등 권유하는 내용의 메신저를 주고 받았다.

 그는 지난 9일 회사에 휴가계를 내고 중국 북경으로 출국해 A씨를 만나 필로폰 4g을 약 40만원에 구매했다. 4g은 약 1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서 구입할 시 400만원어치 상당이다. 

 남씨는 구매한 필로폰을 속옷 안에 숨겨 지난 16일 오전 1시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른 시간인 만큼 인천공항 보안과 감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입국 당일 오후 3시께 자취하는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투약했다. 남씨는 일반적으로 주사기를 이용해 혈관에 투약하는 방법이 아닌 불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투약했다. 통상 주사기 이용시 0.03g 정도 투여하나,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은 좀 더 많은 양을 사용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남씨는 다음날인 17일 SNS 즉석 만남 어플을 통해 함께 필로폰을 투약할 여성을 찾던 도중 여성으로 추정된 B씨와 채팅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알고보니 B씨는 수사관으로, 함정수사를 벌인 경찰의 덫에 남씨가 걸려든 것이었다.

 경찰은 17일 오후 11시께 서울 강남구청 부근 노상에서 남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남씨는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으나 이상증세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뉴시스】서울청 마수계 건물

 경찰 관계자는 "남 지사 아들인 것을 전혀 몰랐다. 채팅방에 수사관이 있었는데 남씨가 먼저 연락해 (필로폰을)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면서 "수사기법이 함정수사인데 판례로는 문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씨는 전날 서울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후 이날 마약수사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소변 검사에서 마약 투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정밀검사를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검사 결과는 1~2주 정도 소요된다.

 남씨는 마약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마약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경찰은 과거에도 한 적이 있는지 여죄를 수사 중이다. 남씨가 중국에 가기 전 지인에게 마약 구매를 요청했고, 투약을 권유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아 초범으로 보기 힘들고, 공범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남씨는 지난 2014년 군복무 시절 후임병들을 폭행·추행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독일 출장 중인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시각 오늘 새벽, 저의 둘째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군 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해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 국민과 도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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