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프레지던스' vs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 '단두대 매치'

기사등록 2017/09/06 15:51:23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화려하기만 한 외관보다는 안전한 아파트를 기본으로 100년을 이끌어갈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현대건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택 시장의 차세대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GS건설)

 서울 강남 반포주공 1단지(1, 2, 4주구)의 재건축 입찰 마감으로 건설사들의 제안서가 공개되면서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들어갔다.

 양사는 반포 주공 1단지의 이름을 각각 '자이 프레지던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이름 짓고 구체적인 디자인 콘셉트와 주거 서비스, 평면, 조경, 커뮤니티시설 등을 선보이면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기다릴 전망이다.

 특히 양사는 이번 수주에서 양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방침이라 오는 28일 시공사를 선정하기 전 약 20여일 동안 치열한 '단두대 매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6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이 프레지던스 외관 디자인 설계와 수주 전략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의 수석 디자인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사버(Scott Sarver)가 직접 참여해 디자인 설계 의도 등에 대해 공개했다.

 SMDP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박스형태의 네모난 아파트가 아니라 굽이굽이 흐르는 반포천의 자연스러움과 다양하면서도 통일성을 갖춘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스콧 사버는 킨텍스, 영종도 인천공항, 서울역 통합 역사 등의 설계 뿐아니라 국내 주상복합의 유행을 불러온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한남동 외인주택 단지 등 주거와 관련된 프로젝트도 다수 참여했다.

과거 GS건설이 현대산업개발과 수주전을 펼쳤을 때 현산의 디자인 설계 업체로 참여해 GS를 이겼던 경험이 있다. 당시 SMDP를 유심히 지켜본 GS건설이 이번 수주전에 파트너로 참여시킨 것이다.

 이번 디자인 콘셉트는 한국의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한강에 떨어뜨린다는 의미를 담아 물이 튀어 오르는 형상을 메인타워에 접목 시켰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수영장을 연상케 하는 스카이 커뮤니티는 자이 프레지던스의 백미다. 국내 최대의 규모인 스카이 브릿지를 5개나 설치해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

 35층 인피니티 풀장 2개, 15층에 어린이용 풀장 2개 및 게스트하우스 4개소 등이 들어선다. 하늘에서 한강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자이 프레지던스의 위엄을 드러내는 메가 게이트 브리지는 2개의 주요 건물을 연결해 한강의 장소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스콧 사버 CEO는 "다양성을 가미해 한국 주거 시장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겠다"면서 "경직하고 딱딱한 건물에 인간과 자연의 부드러운 면을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건설은 한강의 물결을 담은 단지 외관과 입주고객의 조망권을 생각한 설계를 제안했다. 특히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설계에 각별히 신경을 쏟았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타워형 구조로 최소 3000여 세대(70%) 이상이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렸다. 한강조망 테라스 하우스, 스타일 선택형 평면 등을 선보여 입주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한강의 다이나믹한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고층건물은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 시키고 일부 저층건물은 한강변에 떠다니는 요트형태의 모습을 담아 생동감과 역동성을 살리고 존재감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랜드마크'를 넘어서는 가치로 입주고객의 마음속을 채워주는 마인드마크(Mindmark)가 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현대건설의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 명작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 조달 이슈 역시 수주전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이번 수주를 위해 가장 먼저 1500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을 내고 입찰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수주가 결정되기 전에 이미 자금조달 계획을 마무리했다.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 협약을 맺어 정비 사업비, 이주비,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전액을 지원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GS건설은 조합이 원하면 후분양제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조합 내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등의 논란이 나오면서 일부 후분양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S건설은 과거 삼성물산과 함께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자이에서 후분양제를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이나 분양 성공에 대해서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박성하 GS건설 차장은 "조합에서는 평균 분양가를 평당 4920만원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분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사 예가를 다 원가로 사용할 만큼 남는 게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수주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뒤늦게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은 GS건설을 이기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 제공을 약속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사비는 이주 초기에 지급하는 금액으로 입주시기에 갚아야 하는 이주비와는 별개다. GS건설은 이주비 외에 이사비는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 제공에 따른 비용만도 총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측은 모 그룹인 현대차그룹의 대대적인 지원과 높은 신용등급, 자금 유동성 등을 무기로 GS건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사는 한강 조망권과 남향, 맞동풍의 영향 등을 두고도 치열한 홍보전을 펼칠 전망이다.

 현대 측은 세대 수의 70% 이상이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기에 GS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반면 GS 측은 안방이나 거실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세대는 1500세대지만 부엌이나 쪽방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세대까지 포함하면 3600세대로 전혀 현대 측에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민대홍 SMDP 대표는 "현대건설은 한강 전망을 많이 주기 위해 평면이 남북으로 길게 들어가면서 맞동풍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GS의 경우 동서로 길어 남향과 동시에 조망도 되지만 현대는 남향에 대해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m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