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편성 때만 해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 밖 부진으로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는 승부를 펼쳤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9월1일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1차전에서 한국은 상대 자책골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구차절(아우크스부르크)의 연속골로 3-0까지 앞섰다.
'이쯤되면 괜찮다'고 생각했던 순간, 중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중국은 후반 29분과 32분 연속골로 한국을 바짝 추격했다.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선방 덕분에 가까스로 승리는 지켰지만 돌이켜 보면 힘겨운 여정의 예고편 이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리아 원정에 나섰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내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로 인해 시리아전은 제3국인 말레이시아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여러모로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초반 2연전을 1승1무로 마친 한국은 이후에도 들쑥날쑥한 행보를 반복했다. 최종예선을 통해 한국팬들에게 잘 알려진 세바스티안 소리아(알 라이안)의 카타르에 3-2로 힘겹게 이긴 뒤 흐름을 타지 못하고 이란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이란전에서 유효슈팅을 1개도 날리지 못한 탓에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슈팅영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은 2016년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 2-1 승리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그러나 2017년 첫 경기부터 제대로 폭탄을 맞았다. '공한증'을 증명하겠다고 떠난 중국 원정에서 위다바오(베이징 궈안)의 결승골로 무너졌다.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도 답답한 내용으로 1-0 신승을 거두자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열띤 논의 끝에 슈틸리케 감독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했다.
새로운 기술위원회는 소방수로 신태용 감독을 선택했다. 신 감독은 이란전 후반 11대10의 수적 우위를 안고도 소극적인 운영으로 비난을 받았으나 우즈베키스탄전 선전으로 한국에 9회 연속 본선행 티켓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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