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K-9 폭발사고 부대서 가혹행위…헌병단장 은폐"

기사등록 2017/08/24 09:42:47
"육군 5군단내 가혹행위, 헌병단장 은폐·가해자 보호"
"헌병단장 수사책임자로 업무 부적절…보직 해임해야"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K-9 자주포 폭발 사고가 발생한 육군 5군단 소속 중사가 병사를 상대로 가혹행위를 저질렀으나 헌병단장이 이를 묵인·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4일 "육군 5군단에서 헌병단 차량정비관으로 근무하던 임모 중사가 정비병과 운전병 등에게 수차례에 걸쳐 폭언,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집단따돌림을 주도했으나 헌병단장 백모 대령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부대측은 가혹행위 사실을 인지했으나 구두 경고만 해왔다. 이를 참지못한 병사가 이달 초 피해 사실을 보고한 뒤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백 헌병단장은 처벌을 약속해놓고 해당 차량정비관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킨 뒤 사태를 무마시켰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전날 군인권센터는 지난 7월 육군 5군단 산하 부대 부사관이 부대 자산을 빼돌린 사건에 대해서도 헌병단장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육군 5군단에서 헌병 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이모 원사는 지난달 초 헌병단 건물 신축공사를 위해 마련된 흙 25t 트럭 150대 분량을 자신의 소유 밭으로 무단유출했다. 5군단 헌병단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형사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육군본부 정훈공보실은 흙 3750t 절도 사건을 헌병단장이 은폐한 혐의와 관련해 '흙의 원상복귀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듣고 흙부터 처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흙을 원상복구시키고 수사하겠다는 것은 대놓고 사건의 주된 증거를 인멸한 뒤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특히 가혹행위 등을 은폐하고 가해자를 보호한 행태는 군 수사기관 책임자로서의 책무를 완전히 망각한 행태"라며 "헌병단장 스스로 병영 혁신의 걸림돌임을 자임한 셈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모 대령이 최근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 등 중요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수사 책임자로 계속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즉각 보직을 해임하고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jabi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