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웨어러블 전문기업인 LVL테크놀로지에 675만 달러(약 77억원)을 투자했다. LVL테크놀로지는 2013년에도 '시리즈 A 라운드 펀딩'으로 6개 기업으로부터 250만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촉진펀드가 이번 투자를 체결했다. A라운드 펀딩은 미국의 벤처 회사가 투자를 받아서 보통주를 발행할 때 나누는 가장 높은 등급을 말한다.
LVL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기기에 장착된 적외선 센서로 사용자의 체내수분량을 측정하는 기술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체내수분량은 체지방과 혈액의 상태, 신장의 건강 등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와 함께 LVL테크놀로지는 활동량과 심장박동수, 수면상태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파악하는 'LVL 원'이라는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이에 LVL의 제품은 미국 올림픽 선수들을 비롯해 개인 건강관리를 위한 일반 사용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해 400억 달러(약 45조4680억원)에서 2019년 540억 달러(약 61조3820억원)로 연평균 10%대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 수요가 올해 1억2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20.4% 증가한 수치다.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향후 5년간 매년 18.2%씩 늘어 2021년 2억4010만대로 2017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7에서 차세대 스마트워치를 발표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1분기에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점유율 12.8%를 차지하며 핏빗(12.2%)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라섰다.
핏빗은 웨어러블 전문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업체로 2012년 판매량은 130만대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450만대, 2015년에는 1400만대를 기록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거듭했다.
지난해 판매된 핏빗 기기는 2250만대로 이는 애플과 삼성, 가민의 판매량을 더한 수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를 판매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 등 후발주자들이 기기의 건강 기능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IoT(사물인터넷),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발전으로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단순한 디지털 보조기기 수준에서 벗어나 스마트홈이나 대형시스템과 접속, 가정 및 업무용으로 활용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자체 통화나 간편결제 등 스마트폰과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스마트시계 기능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스마트시계의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IDC는 "웨어러블 기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유용한 기기로 평가되면서 구매수요가 늘고 있다"며 "2019년에는 스마트워치에 4G 통신망 접속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IT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는 출시 이후 몇 년간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는 얼리어답터들의 '장난감' 수준에 불과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사용분야가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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