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일의 이재용 재판]'뉴삼성' 글로벌 경영 최대위기 직면

기사등록 2017/08/07 15:40:52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08.07.myjs@newsis.com
과감한 투자·M&A 차질 등으로 삼성 경쟁력 지속적 강화하는데 큰 타격 예상돼
"업황 좋을 때 미래 대비해야하는데 오너 부재로 인한 공백 너무 크다"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이번 사안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와 경영에서 큰 손상이 우려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약 6개월간의 총수 공백사태를 맞고 있는 삼성은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중형 구형이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경영전반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특검의 중형 구형이 반기업정서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8월말 1심선고에서는 법리와 증거에 입각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수뇌부 4인(최지성⋅장충기⋅박상진⋅황성수)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삼성그룹은 이에따라 올초부터 이어진 사상 초유의 총수부재 사태로 인한 경영 타격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적극 주도해온 '뉴삼성' 실현이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대표기업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 하락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평가에서 삼성은 518억달러의 가치를 기록하며 당당히 7위에 랭크될 만큼 글로벌 대표기업이다.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높은 순위는 물론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위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구속과 특검의 중형 구형으로 삼성은 글로벌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됐다. 어찌보면 수십년간 쌓아온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크게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글로벌 경영이 본격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구속으로 인해 지난 3월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린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에 불참한 데 이어 4월 글로벌 카메이커 이탈리아 엑소르(Exor)사의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됐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고위 임원은 이 부회장은 구속 기간이 반년 가까이 되면서 총수부재로 인한 투자 결정 지연과 실적 악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총수 부재에 따른 부작용으로 삼성의 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성과 구현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분야의 경우 설비 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M&A(기업인수합병) 등을 위해 오너로서의 결단이 요구되는데 총수 부재로 적절한 대응과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삼성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시켜나가는데 큰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달 말경 예정된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결론이 무죄나 집행유예가 아닌 징역형으로 나올 경우 삼성의 총수 부재 상황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재 삼성은 지난해 12월 초로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가 무기한 연기됐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2분기 2013년 영업이익 10조원을 처음 넘어섰을 때 모두 환호했지만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됐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업황이 좋을 때 미래를 대비해야하는데 오너 부재로 인한 공백이 너무 크다"며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할 때 최태원 회장이 진두지휘 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것은 오너가 있기 때문인데 현재의 상황은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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