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한 경고는 아주 무책임한 것이다.”(마크 저커버그)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혁신가들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AI의 효용성을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을 주고받았다. 머스크가 “AI는 인류 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저커버그가 “종말론 시나리오를 퍼트리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 짓”이라고 반박을 하고 나선 것이다.
CNBC뉴스와 CNN방송 등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와 저커버그 간 공방은 전날 저커버그가 자택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이용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던 중 한 이용자가 “머스크의 최근 인터뷰를 봤는데 미래의 가장 큰 두려움으로 AI를 꼽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촉발됐다.
저커버그는 이날 “AI에 대해 ‘운명의 날 시나리오(doomsday scenarios)’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론자들을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먹이지는 않았지만 90분 가까운 방송 시간 중 49분 정도를 AI 종말론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저커버그는 “내 의견은 확고하다. 나는 (AI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후 AI는 인간의 삶의 질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협의회 하계총회에서 머스크는 “AI가 인간 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다. AI는 선제적인 규제가 필요한 드문 영역이다. 문제가 발생한 후 규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머스크가 민간우주항공업체인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 탐사를 하는 이유는 바로 AI의 지구 장악 이후를 대비한 백업 플랜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AI 낙관론자인 저커버그는 머스크의 이런 주장을 “아주 무책임한(pretty irresponsible” 것이라고 공박을 한 것이다.
저커버그의 비난을 받은 머스크는 곧바로 날선 반론으로 응수했다. 머스크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마크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주제에 대한 그의 이해도는 제한적”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물론 저커버그도 AI 미래를 무조건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기술은 항상 좋은 목적으로도 나쁜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당신이 무엇을 만들고 그걸 어떻게 사용할지 조심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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