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서대필 누명 6억 배상' 강기훈 소송 항소 포기

기사등록 2017/07/24 16:07:47
【서울=뉴시스】 권현구 기자 =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국가배상금 소송 선거공판을 마친 송상교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국가가 사건 당시 불법을 저질러 강씨와 그의 가족 등 5명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그 책임을 인정, 5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7.07.06. stoweon@newsis.com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억울한 옥살이
대법원, 2015년 강씨에 무죄 확정 판결
법원, 지난 6일 "6억여원 국가배상해야"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4일 강기훈(54)씨 유서대필 사건 관련 국가배상청구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도 불리는 유서대필 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이었던 강씨가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에게 분신할 것을 사주하고, 유서를 대신 써준 혐의(자살방조)로 옥살이를 한 사건을 말한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지난 2014년 2월 김씨의 유서 필적이 강씨의 필적이라고 판단한 1991년 국과수의 감정결과가 신빙성이 없다며 강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에 이어 대법원도 지난 2015년 5월 강씨에게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어 법원은 강씨에 대해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김춘호)는 지난 6일 강씨가 그의 가족 5명과 함께 국가 등을 상대로 낸 3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 등은 강씨와 그의 가족에게 6억8600만여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당시 필적을 감정한 김모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문서분석실장의 배상 책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실장에 대해 " 필적 감정에 있어서 기본적 원칙도 지키지 않은 위법을 저질렀다"라며 "이 필적 감정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수사 검사인 강모 전 부장검사 등에 대해서는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점과 손해배상을 구할 시기가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 등으로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온 뒤 검찰은 "국가는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분쟁의 조기 종식을 통한 신속한 권리구제 등을 고려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심 무죄선고로 인한 유사 국가배상청구소송에 있어 국가는 적정하고 신중한 상소권 행사를 통해 신속한 피해회복 및 인권강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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