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뱅가드, 1위 블랙록 위협···상반기, 하루 1조 이상 유입

기사등록 2017/07/24 10:40:26
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올해 상반기 세계 2위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뱅가드(Vanguard)의 펀드에 하루 10억 달러(약 1조 1185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6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뱅가드의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2150억 달러(약 240조 3915억원)에 달했다. 이는 이 분야 1위인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1680억 달러(약 187조 8240억원)를 압도하는 규모다. 

이 자산운용사의 펀드에는 지난 2012년 이후 모두 1조3000억 달러(약 1454조1800억원)가 순유입됐다. 역시 블랙록의 7620억 달러(약 852조4494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뱅가드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4조4000억 달러로 블랙록(5조7000억 달러)과 격차를 1조3000억 달러로 좁혔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 자금이 몰리면 뱅가드의 자산규모가 5년 내 블랙록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투자 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뱅가드의 브랜드가 더 인기가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자산운용사가 블랙록의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 산업의 몸집이 빠른 속도로 커진 데는 ETF펀드로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 컸다.  ETF펀드의 급성장은 액티브 펀드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주식을 비롯한 투자 상품을 자주 사고 파는 등 적극적인 운용전략에 따라 고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펀드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청구하면서도 신통치 않은 수익률을 내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뱅가드가 경쟁사들을 압도한 배경으로는 이 자산운용사의 '독특한 구조(unusual structure)'가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이러한 구조를 ‘고객들이 소유하는 방식(owned by its clients)‘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운용자금의 덩치가 커짐에 따라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는 더 많은 이익을 원하는 외부 주주들을 의식해 수수료를 높이 유지해야 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유리한 구조다. 아비 나흐마니 자산운용 컨설턴트는 “규제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과 현 투자 생태계가 뱅가드의 이해에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뱅가드가 운영하는 펀드는 ETF를 비롯한 패시브 방식이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블랙록은 63%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민 라잔 크리에이트 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뱅가드가 운용하는 패시브 펀드의 규모에 비춰볼 때, 이 자산운용사는 다음 침체장(bear market)에서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