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성장 속 중국 항공사들 국내 조종사 스카우트 강화하며 인력난 심화
"외국인 조종사 비자 조건완화, 중국 이직 조종사들 국내 복귀 규제 등 필요"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항공업계가 조종사들의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외국인 조종사 스카우트 활성화를 위한 고용비자 조건완화, 중국 이직 조종사들의 국내 복귀 규제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9일 국토교통부·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잇따라 출범한데다 인근의 중국에서도 항공사들이 항공기 보유 대수를 대거 늘리면서 조종사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나 인력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조종사는 2014년 5000여명에서 지난해 5500여명 이상으로 증가한 실정이다.
올들어 저비용항공사들이 항공기를 늘리는 것은 물론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강화하면서 조종사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항공사들도 조종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조종사들을 상대로 고액의 연봉과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세우며 스카우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민항총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조종사는 1500여명 수준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한다. 이중 한국인 조종사는 203명(20.2%)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조종사 중 중국으로 이직을 한 조종사는 100여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중국으로의 국내 조종사 유출이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1명의 숙련된 조종사를 키우는 데 1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조종사들의 해외 유출은 단순이 개인이 직장을 옮긴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논리다.
결국 조종사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고액의 연봉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경영여건상 쉽지는 않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국내 조종사들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내 항공사들도 외국인 조종사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종사들이 연봉 등의 이유로 중국 항공사로 옮겨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조종사들을 중국 항공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항공업계에서 연봉을 올려줘야 하는데 무분별하게 임금을 올려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으로 이직한 조종사들이 다시 국내로 리턴할 때 패널티를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 등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항공업계의 조종사 해외 유출 사태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외국인 조종사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할 수 있도록 고용비자 조건 완화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oj1001@newsis.com